리만 브러더스는 이달 말께 장외파생상품 영업 인허가를 취득, 국내 영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삼성 동원증권 등 국내 8개 증권사들은 존립조차 어렵다며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리만 브러더스가 인허가를 위해 지난 9월 3000억원이란 거대 자본금을 일거 투입한 데는 장외파생상품 시장 이외에 ‘기업 딜’ 시장 등 또 다른 전략적 시나리오가 전제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면서 그 파장에 대해선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3일 리만브러더스, 대신, 신영증권에 대한 최종 실사를 마쳤으며 내부적으로 리만브러더스에 대해 장외파생상품 영업인가를 내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며 “최근 적극적인 전문인력 보강, 자본금 확충을 완료한 리만 브러더스는 24일 금감위 정례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이달부터 영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리만 브러더스와 함께 인허가 신청을 냈던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의 경우 이번에 취득 허가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리만브러더스가 장외파생상품 영업인가를 받을 경우 외국계 증권사로선 최초로 주식관련 장외파생상품까지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 현재 메릴린치의 경우 장외파생상품 중 외환관련거래만이 가능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리만 브러더스의 신용등급은 무디스 등 세계적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A,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장외파생상품 및 채권거래량이 미국시장에서 최고수준이다.
반면 국내사들의 신용등급은 최고 AA-에서부터 최저 BBB 수준으로 파생상품거래의 척추라 할 수 있는 신용등급측면의 경쟁력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자리를 잡아가는 국내 장외파생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들로서는 리만의 등장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대투증권 상품개발팀 이상훈 차장은 “외국사의 신용도가 뛰어나 동일한 가격이라면 상품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외국사가 진출하면 국내 증권사를 배제한 채 딜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모형태의 장외파생상품 계약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다른 전문가는 “국내사의 파생상품시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재 외국계가 직접 구조를 만들기 시작하면 국내사는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과거 외환위기 이후 해외 인수업무를 외국계가 도맡아 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사의 국제부가 유명무실해진 전례를 보면 그 파장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04년 1~9월 동안 주식, 이자율, 외환관련거래 등 총 장외파생상품 거래량은 2817조7450억원이다. 이는 주식관련거래(23조4990억원), 이자율관련거래(242조4140억원), 외환관련거래(2549조2370억원) 등이 포함되며 2002년(1~9월) 617조4750억원에 비해 다섯 배가량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