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에서 바젤2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는 것과 궤를 같이해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시장, 신용, 금리 리스크 관리를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거나 현재 본격적인 시스템 구현이 진행중이다. 이러한 모습에서 최근에는 운영리스크 부문의 시스템 구축도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운영리스크는 비재무 리스크라고 불리며, 업무 프로세스, 경영진의 의사결정, 브랜드, IT 운영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진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은 운영리스크 측정 시스템을 2008년까지 구현할 계획이며 지난해 보험사와 체결한 MOU를 통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의 움직임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내년 3월부터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 2006년 3월까지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보생명은 현재 프레임웍을 만들어 결제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시스템 구현을 위해 운영리스크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전사 리스크 조직을 구성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교보생명은 운영리스크를 포함한 전사 리스크 관리 컨설팅을 받고 있다.
대한생명도 2006년 3월까지 운영리스크 체계 마련을 목표로 현재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생명의 경우 감독원에 제출한 로드맵을 따르기 위해 내년에는 이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운영리스크 부문이라고 획일적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초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운영상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각 보험사의 운영리스크 시스템 구축을 위한 관리요소의 계량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008년 운영리스크 측정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있어 이를 평가하고 지원하기 위한 준비 작업인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운영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확한 지침을 확정짓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주요 리스크의 특성을 반영한 계량화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운영리스크의 경우 광범위한 경영형태에 대한 내용으로 계량화와 기존 국내 구현 사례가 없다는 점 등이 관리 체계를 만들어나가는데 어려운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운영리스크의 대상이 되는 데이터 즉, 내부 부정이나 직원의 과실, 시스템 다운 등은 정량화의 출발점이 되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자료가 거의 공개되지 않고 체계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더 크다.
이와 같은 운영리스크 관리요소의 정량화 어려움과 함께 아직 금융감독원의 모범 기준 등 명확한 지침이 발표되지 않아 본격적인 시스템 구현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빅3 생보사등은 지난해부터 담당자를 배정해 운영리스크에 대한 관리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준비작업을 진행하되 본격적인 구축은 금감원 지침 이후로 미루고 있다.
아직 은행권을 포함해 리스크 관리의 국내사례가 없어 먼저 나서기가 힘든 상황이고, 구현한 시스템이 금융감독원의 지침과 다를 경우 이에 대한 준비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운영리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운영리스크에 대한 정의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운영리스크의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회사마다의 전략에 따라 세부적으로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의 경우는 브랜드에 대한 가치까지 운영리스크 항목에 포함시켰는데 이는 교보생명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은행이 바젤Ⅱ 항목을 따르는 것과 달리 보험사는 보험사만의 특수 상황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보험 환경에 맞는 방법론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시스템의 경우는 바젤Ⅱ에서 제시하는 표준방법을 이용해 구현할 수 있지만 설계사 등 보험사만의 특수한 프로세스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기존의 내부통제팀, 준법감시팀과의 역할 조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운영리스크의 상당 부문 업무가 기존에 준법감시팀에서 해오던 업무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업무의 구분을 선행하는 작업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처럼 보험사 운영리스크 관리는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돼 있어 내년 보험 시장의 주요 이슈로 부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