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지난 8월 출시했던 ‘AR론’이 주인공이다. ‘Account Receivable 론’의 약자다.
이 상품은 매출채권을 근거로 대출해주는 것이어서 평범한 상품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국내 수출기업이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 우량기업에게 납품한 경우 이때 생긴 매출채권을 근거로 신한은행의 뉴욕지점이 국내 수출기업에 대출해 준다는 점이 전혀 새롭다.
게다가 국제간 거래를 낀다는 점과 현지 법과 제도에 따른 절차대로 리스크를 관리하여 고객을 끝까지 지원 한다는 게 고급 금융지원 서비스의 대표적 사례로 꼽힐만한 비결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막상 미국 현지에 수출하자니 현금유동성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신흥 수출기업들을 지원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은행 관계자는 “수출기업 가운데 계절적으로 매출이 급변하는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나, 미국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지 미국 금융기관 들로 부터 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는 신흥 수출기업들을 위해 만든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요즘은 신용장 방식을 통한 수출이 25%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 정도로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왜냐하면 바이어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수입상이 자신에게 부담이 큰 신용장 조건부 무역 거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이 신용장 수령을 고집한다면 많은 수주를 받지 못하거나 물품 공급가격에서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라는 것.
그래서 신흥 수출기업들이 신용장방식 무역에서 탈피하여 미국 현지시장에 직접 진출 수출주문을 받아 국내 본사에 다시 주문하면 국내 본사는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납품하는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신흥기업들은 수출에 필요한 자금을 국내 금융기관에 의존하여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보유 부동산 등이 모두 담보로 잡혀있다면 추가 주문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받기가 어렵게 된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운전자금을 조달하기란 더욱 어렵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금리와 각종 수수료 등을 비싸게 물려 총 비용이 대출금액의 7~9%에 이르는 악조건을 감수해야 돈을 빌릴 수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나마 충분히 그리고 필요할 때 빌릴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신한은행의 AR론이 이런 기업에겐 구세주다. 신한은행은 매출채권만 확실하면 필요한 때 기업이 원하는 자금을 지원해줄 뿐 아니라 바이어 위험보상보험 가입도 주선해 주는 등 미국 현지 법과 제도에 맞춰 수출에 따른 안전장치들도 맞춤 서비스 해 준다.
다른 은행이 엇비슷한 상품 출시를 추진한다 해도 올해 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R론은 8월 출시 이후 2개 기업과 각 1000만 달러이상 모두 2200만 달러의 지원 실적을 거뒀다. 지금도 500만달러~1000만달러 정도의 거래상담이 몰리고 있다. 개 중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상장사 한 곳과 1억달러 규모의 대출상담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며, 출시 1주년이 되는 내년 8월엔 수억달러의 실적 정도는 거뜬할 것으로 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이 은행의 한도희 부행장은 “고객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은행이 노력해서 고객과 은행 모두에게 유익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