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을 보수적으로 수정했을 뿐, 각 증권사마다 누적투자규모도 몇 천억원대로 커졌고, 오히려 어려울수록 기회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어려울 때 괜찮은 투자물건이 있고 부동산투자는 길게 봐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나타나는 부동산투자 전략의 큰 특징을 보면, 우선 철저히 위험을 회피하면서도 투자규모는 당초 계획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원증권은 최근 4개월 동안 1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금액만 7000억원에 이르는 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70%, 이와 관련된 자산유동화(ABS)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투자규모로 부동산악재에도 불구, 계획대로 투자를 집행한 결과다.
이와 함께 위험을 최대한 낮추는 방법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개발사업의 경우 과거 어느 정도의 분양성과 인허가만 있으면 투자결정을 했다면, 최근엔 완전한 인허가와 분양성을 필수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원증권 김성환닫기

부동산투자팀을 본부로 승격시키며 이 부분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미래에셋증권도 “지금이 기회”라는 입장이다.
모두 움츠려들수록 좋은 물건을 잡기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1호 부동산펀드를 내놓으며 화제가 됐던 맵스자산운용도 당초 계획으로 잡았던 3000억원 투자계획에는 변화가 없을 방침이다.
마찬가지로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며 보수적인 운용하겠다는 계산.
부동산투자팀 신봉교 팀장은 “개발 계획은 꾸준히 세우고 있다”며 “앞으로 수익성부동산에 1000억원, 아파트 상가 골프장 등 개발금융상품에 20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지금까지 부동산펀드인 ‘웰빙’을 3개 연속 내놓으며 1000억원 가량을 팔았다.
또 민관합동형프로젝트인 대전 엑스포 컨벤션 사업에 지주로도 참여했다.
앞으로 3년 후부터는 분양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얼게 만든 주된 요인인 강력한 규제도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것으로 이제부터는 규제가 조금씩 풀릴 시점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우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팀 유상철 팀장은 “최악의 상황에서 규제가 풀어지는 것만 남았다”며 “지금이 공격적으로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향후 공사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된 대형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도시개발공사가 주관하는 상암지구 개발이나 서울시와의 뚝섬개발 및 각종 지자체 사업이 관심대상이다. 또 실물 투자도 경쟁사가 못해본 선박, 광산, 항공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과 투기과열지구에 조기 해제되는 일부 지방도시가 전문가들이 손꼽는 투자처다.
동원증권 김 팀장은 “당분간 수도권 위주로 투자처를 물색할 것”이라며 “지방에서도 부산 대구 및 광주 등지가 관심대상”이라고 말했다.
맵스자산운용 신 팀장도 “수도권이 투자하기에 비교적 나은 편이고, 지방도 상품에 따라 전망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출시된 부동산펀드들은 파주신도시 및 용인 등지의 아파트 개발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에서 ‘대마불사’라는 속설처럼 규모가 크면 손해 볼일은 없다는 것도 투자 자신감에 한 몫하고 있다.
대우증권 유 팀장은 “부동산은 규모가 클수록 좋다”며 “여기에 지리적 위치가 좋고 공공성까지 갖춘다면 다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대규모의 택지를 주택공사나 토지공사로부터 분양 받아 신도시건설 등에 투자한다면 수익에는 전혀 문제없다는 얘기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