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은 덩치가 작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대형화 논리를 깻다. 강소은행의 가능성과 성공비결 그리고 앞으로 한국금융시장에서 강소은행이 즐비하게 할 수는 없을지 모두 4차례 탐구할 예정이다.
<편집자>
“의류업체 자금부장 시절부터 20년간 부산은행과 거래해오면서 지방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모습이 좋았고 그러다 보니 다른 시중은행에 눈 돌릴 틈이 없었죠”(부산 모 식당 성철호 사장)
“가장 편하게 찾아갈 수 있고 알아서 서비스를 다 해 준다는 그런 느낌입니더. 느끼지 못할 만큼 편안한 은행이랄까요”(대구 달성군 정향숙씨)
부산 범일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성철호 사장은 부산은행의 골수고객이다. 자금부장 시절 부산 은행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 사업을 하면서도 꾸준히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정향숙씨도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면서 다른 시중은행 통장도 있지만 대구은행이 제일로 맘에 든다고 했다.
강소은행이자 특화은행을 꼽자면 단연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다.
이 지역 고객기반엔 이들을 앞설 수 없다. 그렇다 보니 꾸준한 흑자실현이 저절로 따라 나온다.
◇지역기반 ‘탄탄’=대구은행은 올 7월말 현재 대구지역 수신시장점유율이 41.5%, 경북지역 18.2%에 이른다. 대구·경북지역 주민의 60%인 325만명을 주고객으로 확보해 뒀다. 또 ‘대구의 돈은 대구은행으로’ 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대부분의 동네마다 유인점포(186개), 365코너(366개) 등을 설치했다. 또 대구광역시 및 7개 구청, 경북도 특별회계, 8개시군 금고업무 등을 전담하고 있는 것도 대구은행의 강점이다.
부산은행도 올 4월 현재 부산지역에서 수신점유율은 30.32%, 여신은 19.14%를 차지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본부조직안에 집단금융반을 설치해 아파트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서류접수에서 대출실행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는 은행의 영업력 증대뿐 아니라 지역민의 내집 마련에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고.
또 올 2월엔 부산, 경남의 공단지역, 김해, 양산, 덕계 등 제조업 밀집지역에 위치한 영업점에 기업금융전문가(RM)를 20명 배치하는 등 지역소재 기업에 대한 지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은행은 향후 성장가능성 있는 지역의 영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9월에 흥해지점을 개설했다. 이 지역은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모두 철수해 현재 금융소외지역이라 할 만큼 제1금융기관이 전무하다.
지역中企·서민 지원은 아예 도맡아 나서
가려운 곳 골라 긁는 맞춤상품이 경쟁력
그러나 올해 말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이 예정돼 있어 지역경제가 크게 살아날 것으로 점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환동해권 개발의 일환으로 현대중공업 미포조선공장이 30만평, 국가공단 150여만평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에따른 고용창출과 금융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순전히 이 지역 선점을 노리고 진출하게 된 것.
또 포항 구미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지역본부를 만들었으며 향후 점포 확충을 통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부산은행도 점차 제조업이 부산시내에서 양산 진해 울산 등의 외곽으로 이탈함에 따라 이들 외곽 지역으로의 점포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올해 중으로 ‘영업망 광역화를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점포와 이들 지역을 총괄하는 영업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 밀착형 맞춤상품이 경쟁력= 밀착형 맞춤상품도 이들 강소은행의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힌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상품을 만들고 또 지원해줌으로써 시중은행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대구은행은 안경산업특구통장, 음신산업우대통장, 교동시장사랑통장, 경북대병원임직원통장 등 다양한 맞춤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부산은행도 부산APEC정기예금, 부산국제영화제통장 등의 특화상품을 선보였다. 또 부산시 10대 전략산업과 관련된 업종인 항만물류,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에 총 1조원을 한도로 지원하고 있으며 지원금액은 올 8월말 현재 8909억원이다.
◇ 지역사회공헌 통한 지역민과의 연대= 이들 은행의 성공비결로 직원들의 은행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도 큰 몫을 했다.
부산은행은 심훈 행장이 온 이후로 특히 성과나 능력을 중심으로 한 공정한 인사 문화가 정착됐다고 직원들은 평가한다.
이 은행 서창덕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공정한 인사문화가 융화돼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대구은행의 경우 김극년 행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모두 대구은행 출신인 덕에 임직원 모두 은행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당연히 단기 업적이 아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경영전략수립과 운영이 가능해지는 기반”이라고 최종하 노조위원장은 설명했다.
또 이들 은행은 ‘지역이 발전해야 은행이 발전한다’는 의식아래 지역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인 게 특징이다. 한 마디로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금융회사 들이다.
정희윤·원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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