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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증권업 (7) 대안은 무엇인가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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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10-03 16:23

‘선택과 집중’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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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전문화만이 ‘살길’ 한목소리

‘How’-‘What’ 문제는 영원한 숙제

우리금융지주가 LG투자증권을 본격 인수하면서 LG와 우리증권의 합병시한이 코앞으로 닥쳐왔다. 또 한투와 대투도 올해 안에 매각결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일부 중소형사들의 구조조정설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한 국내 증권업계도 IMF 이후 종금사 및 은행권에 일었던 대대적인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시장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해 온 증권업계도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 고속성장을 거듭하지 않는 한 한계에 도달하게 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성공적인 구조조정 이끌어야 =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신뢰는 결국 수익과 손실로 판가름난다”며 “이에 따라 국내에도 삼성전자 등과 같은 우량기업이 10배 정도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기반 전체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거대한 사업이라는 얘기다.

또 신규 수익원 창출은 지난해 도입된 일임형랩만 봐도 단기간에 초고속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한계에 도달한 증권업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손쉽게 도출해낼 수 있는 신뢰 회복 및 신규 수익원창출 등은 ‘Slow & Stead’ 사업이기 때문에 단기처방이라기보다는 이 땅에 증권업이 존재하는 한 계속 고민해야 할 영원한 숙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흔들리고 있는 증권업에 다시 설 수 있는 힘을 실기 위해서는 결국 구조조정이 해답이란 말인가.

증권연구원 조성훈 박사는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원활한 구조조정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놨다.

조 박사에 따르면 증권산업 고유의 혁신성과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이고 비용효율적인 경쟁자는 신속히 진입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상품제공에 실패한 기존의 증권회사는 큰 어려움 없이 퇴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진입은 용이한 반면 퇴출은 어려운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건전한 경쟁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경쟁이 발생,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IB(Invest ment Banking)업무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증권회사들의 투자여력이 훼손됨으로써 증권산업 발전이 지체될 수 있다는 것.

조 박사는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금융기관의 합병에 대해 합병비율 및 주식교환 비율의 탄력적 조정 허용,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이연, 합병 과세 면제, 이월결손금 승계 등의 정책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조 박사는 유가증권 범위의 확대, 증권업과 선물업 겸영 허용, 증권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취급규제 완화 등을 통해 증권사의 업무영역을 확대, 전문화ㆍ특화 등 차별화된 경영전략 등도 강조했다.



◆ 대형화-전문화의 딜레마 =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및 전문화가 곧 경쟁력 강화’라는 공식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막연하고 피상적인 대안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즉 그 누가 쉽게 물러난다고 할 것인지, 무엇(What)을 어떻게(How) 특화하고 전문화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임원은 “구조조정 및 특화·전문화란 말은 결국 누구나 쉽게 착안할 수 있는 말에 불과하다”며 “제조업 등과 같은 일반기업의 경우에는 대형화로 승부하든 창의성 및 전문성으로 승부하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는 데 제약이 많은 증권업의 경우는 다르다”고 토로했다.

단순한 물리적인 합병이나 기존 업무영역 내에서의 전문화는 획기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논리다.

업계 다른 임원은 “지금까지 증권사간 합병하면서 1+1=2가 됐던 사례가 없었던 것을 미뤄 판단해 볼 때 인원-점포수-회사규모의 대형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자본의 대형화가 이뤄져야 증권산업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또 “즉 자본 1조원 규모의 증권사끼리 합병한다면 ‘1조원+1조원=경쟁력’이란 공식이 성립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 특화·전문화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의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는 쉽게 이룰 수 없는 막연한 환상일 뿐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즉 기존 업무영역 내에서 한 분야만 특화한다고 가정한다면 우후죽순처럼 종합증권사를 지향하는 다수에 밀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업계 한 임원은 “현재 증권업계에서 특화라고 말한다면 온라인증권사 정도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 누가 선뜻 채권전문회사 또는 브로커리지 전문회사, 자산관리 전문회사 IB 전문회사 등의 분야로 나가겠다고 할지도 의문”이라며 “업계 리딩컴퍼니든 소형사든 한 분야로 나간다고 한다면 5∼10년 후에야 큰 성공을 거둘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자생력을 가지고 견뎌낼 수 있을지는 더 큰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또 대우증권 손복조 사장은 “대형화든 전문화든 자연스런 흐름 속에서 각 증권사들의 상황에 맞게 영업전략을 선택해 집중시키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증권업계 전체적으로도 물리적인 변혁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구도를 잡아나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축약할 수 있다. 무엇(What)을 어떻게(How)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지는 각 증권사별로 또 증권업계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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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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