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스, 스탠다드 차타드, ING 등의 투자은행들이 대주단으로 참여하거나 SOC사업과 연관 있는 차량개발 및 항만운영회사들이 직접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투자심사에만도 수년을 소비하고 직접 중앙정부와 협상하려는 등 조건이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행사들은 이들과의 협력에 혈안이다.
◆ 대주단 참여 및 주주로 직접 사업개발 나서
미국의 항만운영사인 CSX월드터미널(CSXWT)은 부산신항만을 건설하고 있는 부산신항만주식회사의 지분 24.5%를 매입하고 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CSXWT측은 향후 선진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하우와 설비를 전수한다는 방침이다. CSXWT 로버트 워커 부사장은 “주주 입장에서 부산신항만사업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신항만은 동북아 국제물류중심을 목표하는 허브항으로 민자사업과 정부사업으로 나누어 추진되는 공사비만 10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이밖에 프랑스의 금융서비스 그룹인 BNP파리바스는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풍력발전단지개발사업인 영덕풍력발전에 프로젝트파이낸싱 주간사로 참여했다.
영덕풍력발전 사업은 총사업비 675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외국자본이 전체규모의 63.54%인 428억원을 차지한다.
국내자본은 외국투자사와 공사완료 보증을 한 신한은행과 투자자문 및 조건협상을 한 산업은행 등의 총 246억원에 불과하다.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을 담당하고 있는 은행업계 관계자는 “영덕풍력발전 사업은 외국 자본이 단순한 자본 참여를 넘어서는 것으로 사업개발부터 깊숙이 개입하는 등 실질적으로 사업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SOC개발에 단순 자본참여보다는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엔 캐나다의 경전철 전문업체인 봄바디社를 주관사로 하는 민간컨소시엄이 용인 경전철 사업을 시작했다.
국민 신한 기업은행 교보 대한생명 등 12개 금융회사가 614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내싱을 제공했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을 주도하는 곳은 봄바디社다.
봄바디社는 경전철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도제작과 운영을 맡지만 국내 금융기관과 건설사는 자금지원과 건설에 나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외에도 국내 SOC개발에는 이미 지난해부터 스탠다드 차타드, ING 등 선진투자은행들이 대주단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 시행사가 외국자본 원해
외국자본의 적극적인 공략은 국내 SOC사업 전망과 함께 국내 시행사들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업일수록 외국자본을 반드시 참여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SOC사업의 경우 정부가 국가보조금과 같은 지원책을 보증하는 데 만일 나중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 외국은행 등을 통해 정부에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자본을 방패막이로 삼아 안정장치로 이용하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행사들은 외국 자본의 이자와 높은 각종 부대비용에도 불구하고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