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리은행의 전산 장애로 인한 처리 지연사태는 지난 9월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기업은행, 외환카드 등 연이어 발생돼 향후 차세대시스템 가동 전 테스트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우리은행 전산 장애 =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최근 구축을 완료한 차세대시스템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영업점 곳곳에서 ATM 거래가 마비되고 일부 창구에서는 타행 이체가 지체되는 등 업무가 마비되기 시작했다. 인터넷뱅킹 역시 송금이 이뤄지지 않거나 오랜 시간동안 지체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러한 금융거래 마비 현상은 1일에도 이어져 우리은행 영업점 곳곳에서 이용자가 항의를 하거나 급하게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1일 우리은행을 찾은 한 이용자는 “ATM이 안돼 창구에서 타행 이체를 하려 했으나 대기 시간 이외에도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며 또 “이체 후 영수증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취소를 했더니 이체 취소도 20여분이 넘겨 걸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밖에 많은 우리은행 이용자들은 지난달 30일 카드결제를 비롯해 많은 금융거래를 하지 못해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 장애 원인 = 우리은행은 이번 장애에 대해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우선 가동 첫날 장애가 발생된 원인에 대해 월말 처리 건수가 폭증하면서 부하가 발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30일은 월말 결산과 함께 분기 결산이 이뤄지는 날이어서 상당히 많은 거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유로 인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서도 일시적으로 거래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되기도 했다.
전날 폭주한 거래건수 처리가 다음날인 지난 1일에도 전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일 현재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스템이 아직 불안한 상태라며 데이터 전송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며 “영업점 업무가 종결된 토, 일요일을 통해 정확한 원인 분석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 향후 대책 = 우리은행은 우선 지난달 30일 영업점에서 타행환 거래는 저녁 7시까지 연장하고 당일 카드결제를 하지 못해 지불하게 될 연체 이자에 대해서는 차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후 계속되는 장애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수정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전산시스템이 안정화 되는데 있어 관계자들은 짧으면 1주일에서 오래 걸리면 3개월 정도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우리은행 전산장애로 인해 차세대시스템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여러 각도의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 테스트는 완벽한 실제 환경 테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환경서 발생되는 변수로 인해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이를 예상해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지난 1일 우리은행 한 영업점에서 ATM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은행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 전산장애로 인해 지난달 30일과 10월 1일 이틀동안 우리은행 ATM은 타행카드 거래 및 이체, 무통장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