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중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은행수신 잔액은 774조4680억원으로 상반기중 1.7%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2.5%, 지난해 상반기 4.2%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수신이 그나마 늘어난 것은 순수 예금에서 자금이 이탈하자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상품이나 금융채 발행을 통해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총 수신증가액은 약 13조원 가량이나 이중 예금증가액은 1조원이 채 되지 않는 9740억원에 불과하다. 정기예금이 3% 정도인 7조9880억원 늘었지만 기업자유예금은 4조4000억원 가량 줄었고 저축예금도 2조원 남짓 감소했다. 금전신탁은 6조6000억원 축소됐다.
반면 시장형상품은 8조1200억원이 증가했다. 이중 CD발행으로 조달한 규모가 4조원에 이른다. 또한 금융채는 무려 10조4670억원이 순발행돼 11.1%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6조6000여억원, 지난해 하반기 7조1000여억원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은행과 비은행권 자금수신 동향을 보면 시중자금의 은행 기피현상이 심각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비은행수신은 상반기중 25조3640억원 증가해 은행 수신증가액의 배가 넘는다. 증가율도 6.8%로 4배에 달한다.
특히 투신사 채권형 펀드는 14조7300억원 순증해 15.6%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고 이중 MMF에 11조원 이상이 몰렸다. MMF 증가율은 26.3%에 이른다.
은행과 비은행을 포함한 총수신잔액은 38조3120억원 증가해 3.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은행 수신 증가율을 딱 두배다.
은행에서는 자금만 이탈한 것이 아니고 계좌수도 줄었다. 6월말 현재 은행 수신 계좌수는 1억7161만좌로 상반기중 135만좌, 비율로는 0.8% 감소했다. 한국은행측은 "장기 미사용 계좌의 정리 등으로 은행 수신 계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저축예금 계좌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1만원 이하 소액예금 계좌가 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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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