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흥은행의 발표와 묘하게 시기를 같이해 씨티은행이 예금금리를 4.3%로 제공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는 현재 국내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3.4~3.7%보다 무려 1%포인트 가까이 더 얹어준다는 것.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상품은 이미 두달전부터 출시된 것이었다. 다만 씨티은행측이 그동안 고객들에게만 알리던 사실을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표한 것뿐이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미 6월부터 연 4.3%를 지급하는 정기예금 금리를 판매하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다만 이날 보도자료를 낸 것은 조흥은행이 금리를 내렸다고 발표한 시점에 이 내용을 고지하면 마케팅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금리를 인상한 것은 아니지만,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시점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씨티은행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금리를 올렸다는 내용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씨티은행은 "이번에 씨티은행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확정금리가 연 4.3%인 매우 획기적인 상품을 `계속` 판매하게 됐다"고 전했을 뿐이다. 연 4.3%의 금리를 지급하는 매우 좋은 조건의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중 금리가 3%대로 주저앉은 마당에 이같은 상품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동안 정보에서 소외됐던 고객들이 분명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의 금리인하 추세를 적절히 활용해 `반발효과`를 이끌어낸 훌륭한 마케팅기법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뢰를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은행이 이미 있는 상품을 마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한 것처럼 공표한 것은 소비자를 오인시킬 만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른 은행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에 내놓와 남의 불행에 올라타려는 `비신사적 플레이`라는 인상도 든다. 일부 언론은 씨티은행이 금리를 4.3%로 올렸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니까.
한편 씨티은행은 지난해말부터 국내 시장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타은행 고객뺏기 전략`을 공격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씨티은행이 지난 달 말에 내놓은 직장인 대상 대환대출상품은 씨티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다른 금융기관 대출을 갚을 경우 수수료 및 대출상환 대행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