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700선 아래로 떨어졌을 때 예상되는 투매심리를 우려해서인지 720선을 지켜내려는 방어의지는 의외로 강했다.
전반적인 시장흐름은 4월말 이후의 하락파동 여파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삼중바닥 패턴이 나타난 720선을 저항선으로 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판단된다.
다만 2분기 미국 기업실적이 예상과는 달리 부진하게 나타남으로써 4월말 이후의 하락장세를 극복할 만한 모멘텀이 빨리 형성되질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어수선한 주변여건 하에서도 현 주가가 단기바닥권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를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자. 첫째 유가문제다. 국제유가가 분명히 큰 부담요인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미국의 금리인상 압박감은 상대적으로 상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 보자. 금리와 유가 변수는 서로 상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금리는 금융변수이기도 하지만 일정기간에 걸친 추세적 영향력을 지닌다.
반면 유가는 실물변수이지만 가격 자체가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즉 유가변수 만으로 글로벌 투자포트폴리오상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유가 문제가 증시에 상당한 압박요인이긴 하지만 글로벌경제가 감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대신 고유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오히려 이로 인한 미국의 금리정책상의 여유라는 파생효과와 상쇄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유가변수의 증시 영향력은 서서히 약화돼 갈 것으로 예상되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압박감 해소라는 요인이 점차 부각되는 국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미국의 금리 인상기조가 다시 인하기조로 전환하는 상황까지는 예상되지 않는다.
둘째 4월말 이후 6월까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세가 있었지만 7월부터는 이전 매도 규모를 상회할 정도의 매수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외국인들은 높은 단가로 매도하고는 낮은 가격에 매수한 모습이 되어 오히려 시장비중은 4월말 고점 수준보다 높아졌다.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보면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가 일단락된 상태이며 증권, 은행 등 금융주와 화학, 철강업종으로의 지속적인 매수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매수세는 결국 가계신용 문제에 대한 일차적인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 반영됐고 앞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는 국면이 나타나지 않는 한 현재의 가격수준을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외국인 매매에 대한 신뢰성을 전제한다면 현 시점에서 지나친 불안심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정보팀 부장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