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력·노하우 결합, 보수적으로 투자”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를 반영하듯 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의 행보가 눈부시다.
1/4분기 금융자문, SOC(사회간접자본), 부동산, M&A 등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규모가 5000여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985억원)에 비해 70%나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2조800억원)의 두배가 넘는 4조5000억원의 PF를 연말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마창대교 민자사업,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용인 경전철, 마산 신항만, 김포매립지자원화사업 등 SOC를 중심으로 3조원 가량의 PF 사업이 잡혀있다.
이중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사업은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마창대교 사업은 올해 국민은행의 첫 PF로 현재 공사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국민은행이 2220억원의 신디케이션 대출을 주선했다.
특히 대주단의 대출금이 출자사에 대한 소구권이 없는 비소구방식(non-recourse financing)으로 추진되는 국내최초 도로부문 민간투자사업이다.
현대건설과 프랑스 브이그社와 공동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신디케이션 대출에 주간사인 국민은행을 비롯, 교보생명, 대한생명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이밖에 대우자동차판매에서 시공하는 상암동 DMC(Digital Media City)내 첨단업무 및 교육연구시설 건축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630억원을 신디케이션 대출을 통해 국민은행이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DMC내 E1 및 C4 부지 5000여평에 연면적 약56000평 규모의 한독산학협동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독일대학이 참여하는 교육연구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주거 및 업무용 오피스텔, 오피스 및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서는 것이다.
이처럼 경쟁사를 능가하는 실적에 대해 국민은행 투자금융팀 유인준 팀장은 “국민은행 PF의 최대 강점은 국내 최대 규모에 따른 정보력”이라고 설명했다.
타 은행을 압도하는 지점수와 인력 등의 탄탄한 정보 네트워크로 타 은행보다 한발 앞서 정보 습득과 분석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과거 주택은행의 부동산금융에 대한 오랜 노하우도 빼놓지 않았다.
정보력과 노하우를 결합하고 여기에 건축, 법률, 시장분석 등 각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두루 활용,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유 팀장은 “여러 과정을 거쳐 심사숙고한 끝에 투자를 결정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장변화를 고려한 보수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올해 PF는 주로 SOC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부산신항만(2500억원) 개발만 눈에 띄는 SOC 사업이었고 주로 주상복합, 아파트형 공장, 오피스텔 등에 집중한 것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사업내용이다.
부천 중동 주상복합 분양의 경우 분양대금만 무려 2조5000억원이 들어와 큰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 주상복합 전망이 불투명한 관계로 이 부분에 대한 투자는 꺼리고 있는 상황.
얼마전 용산시티파크 분양이 유일한 주상복합 사업이었다.
국민은행 PF팀 관계자는 “주상복합 분양 경기가 좋지 못해 올해는 아파트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