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의 4월말 기준 전체 신탁자산은 총 39조2477억원으로 3월말 39조3561억원에 비해 1084억원 줄었다. 작년 12월말 42조7853억원에 비해서는 3조5376억원(8.3%)이나 감소했다.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도 지난 3월말 17조8465억원에서 17조4858억원으로 3607억원이, 작년말 19조3356억원 보다는 1조8493억원(9.6%) 줄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신탁계정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금융권의 대표적 단기상품인 투신권의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4월말 기준 56조원으로 작년말 39조1880억원에 비해 16조8120억원(43%) 급증했다.
은행별로는 최대 신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신탁자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4월말 신탁고는 7조6447억원으로 전월대비 3574억원 감소했다. 작년말 10조2784억원 이후 ▲1월 1조4979억원 ▲2월 5482억원 ▲3월 2302억원 등 4개월째 감소했다. 특정금전신탁은 3월말 2조2243억원에서 4월 2조148억원으로 2095억원 줄었고, 작년말 2조5189억원에 비해서는 5041억원 감소했다.
신한 외환 하나 한미은행 등의 신탁자산과 특정금전신탁도 모두 줄었다. 신한은행의 4월말 전체신탁자산과 특정금전신탁은 5조4875억원, 3조2616억원으로 3월말 5조5475억원과 3조2889억원에 비해 각각 600억원, 273억원씩 줄었다. 외환은행의 신탁자산과 특정금전신탁은 전월대비 각각 903억원, 1167억원 감소한 3조6090억원과 2조4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총신탁자산은 늘었으나 특정금전신탁은 줄었다. 4월말 전체신탁자산은 5조5002억원으로 3월말 5조3387억원에 비해 1615억원 늘었으나 특정금전신탁은 1조9402억원으로 894억원 줄었다. 우리은행의 작년말 전체신탁자산과 특정금전신탁은 각각 6조1244억원, 2조9865억원에 달했다.
이에 반해 조흥은행의 전체신탁자산과 특정금전신탁은 4월 한달간 각각 2551억원, 695억원 증가했다. 특히 3월에 이어 두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4월 전체신탁자산과 특정금전신탁은 5조9547억원, 1조6999억원을 기록, 작년말 전체신탁액 5조3662억원과 특정금전신탁 1조5815억원에 비해서도 각각 5885억원과 1184억원 늘었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은 다른 시중 은행과 달리 카드사 유동성 개선을 감안, 카드사 발행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을 특정금전신탁 등에 편입, 투자자의 만기 자금을 적극 재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흥은행이 판매중인 AA 특정금전신탁의 8개월 기준 수익률은 5.16%, AA-는 5.7%대로 같은 기간 정기예금 3.5%보다 훨씬 높게 운용되고 있다.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PB고객들이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7%대 이상의 높은 수익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은 고객 요구를 충족시켜 줄 만한 자산 매칭이 어려워 신탁자산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최근 투자자들이 찾는 우량 CP를 시장에서 구하기가 어렵고, 자산운용업법 시행으로 은행권이 투신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며 "당분간 은행권 신탁계정의 감소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