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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플라자 (49) 조흥은행 영업부 박현지씨

한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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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4-07 23:28

중국 전문가 꿈꾸는 초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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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지 씨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는 중국에서 졸업하고 곧바로 조흥은행에 입행했다.

조흥은행에 들어온지 갓 1년이 지났으니 철들고 나서 한국 생활도 그만큼의 세월밖에 안됐다. 그의 말대로 한국은 아직 “낯설고” 중국은 “그리운” 상황이다. 학위도 중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베이징대학교에서 받았다. 그것도 중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중국에 가면 기를 펼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결코 헛말이 아니다.

지금 일하는 영업점 ‘빠른창구’에서도 그의 능력은 빛을 낸다. “한국말을 잘 못하는 중국인 고객들이 가끔 오는데 그 땐 신이나요. 아는 체하고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면 저도 즐겁고 고객들도 굉장히 고마워해요.”

최근에는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특히 근처에 있는 중국은행 책임자급 직원들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

중국 얘기하다보면 친해지고 명함을 주고받기도 한다. 살갑게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상품을 팔기도 한다. 천상 장사꾼이다.

그는 “처음부터 반말로 명령하듯 하는 남자손님들을 보면 속상하다”면서도 “창구 업무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재미있고 은행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하는 곳이라 유익하다”며 금새 유쾌해한다.

은행 업무를 모두 배우고 싶다는 욕심도 낸다. 다른 사람이 물어보면 가르쳐 줄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중이다.

하지만 그가 정작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다. 은행에 들어온 목적이기도 하다.

조흥은행 중국 점포 책임자가 바로 그것이다. 은행에서 중국 시장을 넓힐 필요가 생길 것이고 이 때 베이징대 출신이라는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싶다는 것이다.

“중국하면 박현지가 떠오를 정도로 은행 안에서 중국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중국에서 오래 살았고 베이징대학교 인맥도 있으니 시장조사를 하거나 점포를 다른 곳보다 빠르게 정착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해요. 물론 희망이죠.”

그는 아직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중국이 한국보다 편하다”고 한다. 능력있는 사람을 두고 한국은 깎아내리는 풍조가 많지만 중국은 잘 하는 사람을 추켜세우는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에는 남녀가 평등한 지위를 누린다는 부러움도 은근히 내비친다. 높은 지위에 있는 여자 책임자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고민은 더욱 두렵고 쓰다.

“결혼해서 일하고 싶은데 그러면 중국지점으로 가는데 배제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어요.”

사회 초년병으로서, 사회인으로서 한국을 이제 경험하기 시작하는 ‘외래인’으로서 가장 먼저 가정과 직장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도록 하는 한국사회를 본 것은 아닐까?



한계희 기자 gh01@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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