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틈을 이용, 씨티은행이 카드부문에 대해 공격적 영업에 나서 지난 한해동안 무려 33%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미은행 인수가 완료되면 씨티은행은 카드영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 카드시장에서도 외국계의 돌풍이 거셀 전망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2003년말 현재 신용카드 채권은 6298억원으로 지난 2002년의 4762억원에 비해 무려 33.2% 증가했다.
반면 씨티은행 일반 원화대출채권은 2003년말 현재 2조8496억원으로 지난 2002년의 3조4971억원에 비해 6475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일반 원화대출이 감소한 것은 씨티은행의 영업 무게중심이 신용카드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씨티은행은 국내 카드사들이 구조조정으로 신상품 개발 및 마케팅을 중단한 틈을 이용해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총 5개의 카드상품을 출시했다. 또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씨티 스카이패스 마스타카드의 경우는 1000원당 1.2마일을 적립해 주는 등 대한항공 제휴카드 중 가장 높은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있어 국내 카드사들로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
또 씨티카드는 지난해 3월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기존의 연 21%에서 19.99%로 1.01%포인트 인하했고, 은행 자체 기준에 따라 일부고객에게는 3개월간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연 9.9%로 적용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외에도 씨티카드는 지난해 5월에는 1.5%를 적용하던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전면 폐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카드업계는 씨티카드의 공격적 행보로 국내 카드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이 앞다투어 리볼빙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리볼빙 상품에 있어서는 씨티카드가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씨티은행은 한미은행 인수가 완료되면 시장점유율이 우리은행 카드사업부에 이어 업계 5위권을 형성하게 되면서 규모에 있어서도 국내 카드사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카드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소비자금융 시장에서도 외국계 돌풍이 이어지게 됐다”며 “국내 카드사들의 경우 아직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씨티카드와는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씨티은행의 공격적 마케팅이 과열경쟁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서는 외국계 은행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