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로 IC 칩이 내장된 미래형 전자통장을 출시, 여의도지역 8개지점에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시중은행들은 단순한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한 전자통장이고 은행권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IC카드 전환사업에 튀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국민은행을 폄하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은행권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은 마그네틱카드를 IC카드로 전환하는 사업이고, 전자통장은 창구 업무를 간소화하기 위해 출시한 것으로 IC카드 사업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현재 통장거래 내역 확인은 물론, 입출금도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 국민은행의 ‘전자통장’ = 모든 계좌 정보가 입력된 IC 칩을 내장한 전자통장이 출시됐다. 5월부터는 전 점포로 확대, 예금과 출금은 물론, 향후 신용카드, 증권거래까지 다양한 금융거래 기능을 하나로 합치게 돼 편리성과 보안성을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전자통장 발급으로 창구거래시 기존의 통장, 인감, 주민등록증 등 본인인증을 위한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하고 창구 앞에 설치된 핀패드에 카드를 통과시킨 후 핀번호를 입력시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모든 채널에서도 거래할 수 있으며 거래내역출력기를 통해 거래내역 확인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영업점 설문조사 결과 오래 기다리는 은행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전자통장 발급으로 인해 종이통장 발급비용 절감은 물론, 창구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월 재발행 등 단순업무를 줄여, 이용자가 기다리는 시간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타 은행 반응 = 전반적으로 국민은행이 발표한 전자통장에 대해서는 폄하하는 분위기다. 또 많은 비용이 예상되는 IC카드 도입 사업을 은행권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가며 진행해야 하는데 단지 며칠 앞서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실제적으로 IC카드 도입에 있어 비밀번호 6자리 변경과 핀번호 도입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항들이 남아 있어 향후 국민은행이 실시한 현금카드 기능을 가진 전자통장의 경우 비밀번호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비싼 IC 칩을 도입하는데 있어 IC 카드와는 별도로 비용이나 업무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 전자통장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일부터 여의도 9개 지점에서 IC 현금카드의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 달 중순부터 전자통장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15일부터 여의도와 영업부, 일산지점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갈 방침으로 시범운영 기간 중 인프라의 적정성 여부와 보안점검, 타행과의 연결 처리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15일 여의도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밖에 제일은행을 비롯 다른 시중은행들도 서비스 실시를 위해 준비중에 있다.
그러나 금감원과 은행간의 핀번호 정책과 비밀번호 자리수 변경 등의 정책이 결정되지 않아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 관련부서 부장들간 IC카드 사업을 단계적으로 가야 할지 한번에 가야할지를 논의중에 있는 시점”이라며 “이번 국민은행 발표로 인해 다른 은행들도 그저 서두르기에 급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