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씨티化 전략은…”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 폭과 방향은 물론 한미은행 네트워크의 변화 향방에 대한 갖가지 분석과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진로를 가늠할 척도로 △씨티그룹 글로벌 전략과의 연동성 △영업 전략의 특화 경향 등을 꼽고 이에 따라 좌우 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국내 영업조직의 공식명칭은 ‘씨티은행 서울지점’이다.
한미은행과 살림을 합한다면 ‘시티은행 한국지점’이 될 수도 있고 씨티은행 앞이나 뒤에 코리아 또는 한국을 덧붙인 채 현지법인화 할 수도 있다. 이름이야 어찌됐든 오로지 한국시장만 도맡는 단순한 브랜치가 될 수도, 훨씬 늘어난 자산을 활용해 글로벌 네트워크의 주요 거점중 하나로 쓸 수도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98년 트래블러스그룹과의 합병으로 세계최대 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하면서 양쪽 장점을 절묘히 결합하는 정성을 들였다. 비오는 날을 대비해 고객을 보호한다는 트래블러스 상징로고인 빨간우산과 이름 인지도가 높은 ‘City’를 결합시킨 것처럼 ‘굿뱅크’이미지를 정착시킨 한미은행 브랜드와 결합시켜 파상공세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씨티은행측은 “그 어떤 사항에 대해서도 언급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예측의 불가해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하영구 은행장을 정점으로한 현재 한미은행 경영진의 거취 문제나 기업금융의 비중은 어떻게 할것인지,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조정 폭은 얼마나 이뤄질 것인지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 돼 버렸다.

그래서 이해 당사자들은 물론 금융당국과 금융계 관계자들마다 서로 다른 관측만 내놓을 따름이다.
씨티 출신 한 시중은행 임원은 “(씨티의)한미은행 인수는 글로벌 전략 가운데 동북아 네트워크의 한 매듭을 짓는 것임엔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은행으로선 전략상 변화가 불가피 하겠지만 로컬 소매금융시장을 보다 철저히 공략하기 위한 조직정비와 공격적 영업으로의 전환이 우선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또 급격한 인력조정 가능성보다는 철저한 성과주의 체제 정착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게 하면 급여와 근무여건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시중은행과는 크게 다른 기업문화가 자연스럽게 접목되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은행 안팎에선 한미은행이 처음부터 합작은행으로 출발했고 칼라일 인수 이후 하영구 행장 등 씨티 출신의 경영혁신이 지속되면서 이른바 ‘씨티화’가 진척된 상태여서 궁합이 나쁜 편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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