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한미은행 전산시스템 변화에 관해 금융IT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의 초점은 현재 한미은행이 진행중인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여러 기존 시스템에 대한 활용 여부다.
그리고 향후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후 전략이나 조직에 큰 변화를 가져오며 새로운 브랜드로 출발할 경우 이에 따른 갑작스런 시스템 변화가 이뤄지는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어떤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한미은행 전산 환경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이 실리고 있는 예측은 기존 한미은행 전산환경에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22일 금융계와 IT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의 국내 씨티은행 영업방향은 한미은행과 다르고 전산시스템 규모도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로컬 은행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은행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실제 그동안 씨티은행은 상위층 개인 고객 위주로 영업을 진행해 왔고 비즈니스 자체도 다양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 한미은행은 기업과 중하위층을 포함한 개인 고객을 위해 영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씨티은행보다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갖고 있다.
즉,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고 국내에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한미은행의 기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영 능력에 있어서도 현 씨티은행 주전산 시스템은 싱가포르에 있어 국내 IT 인력은 매우 적은 형편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한미은행 전산 운영을 위한 인력 역시 한미은행 IT 인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한미은행은 주전산 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코딩 개발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단계에 진입했다.
이미 차세대시스템은 개발 중요도로 보면 50%가 진행된 것이고 이에 따른 비용도 적지 않게 소요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씨티은행이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멈추게 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것은 물론, 기존 조직에 대한 심한 반발감도 불러 올 수 있는 위험한 처사다.
이에 대해 차세대시스템이 중단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씨티은행에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있는 다국적 IT업체 관계자는 “최근 씨티은행도 기존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오픈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한미은행 차세대시스템 방향과 유사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씨티은행은 지난 2000년부터 기존 시스템을 HP 슈퍼돔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지역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이와 함께 그동안 씨티은행이 여러 은행과 많은 합병을 해왔기 때문에 전산 시스템 문화가 오픈 돼 있는 것도 한미은행 전산 환경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IT아웃소싱도 씨티은행이 강요하기에는 국내 노사문화 등으로 인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지만 씨티은행의 강점으로 여겨지고 있는 리스크관리에 대해서는 바젤Ⅱ 대비와 맞물려 시스템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향후 씨티은행은 한미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게되면 전산 시스템은 물론, 전반적인 경영에 대해 협의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 씨티은행이 국내 현황에 대해 인지를 하고 한미은행 전산시스템을 그대로 수용하게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김찬석 이사는 “현재로서는 그 어떤 상황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