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에 따른 관심으로 LG텔레콤(032640)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NHN(035420)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월초에 잠깐 엎치락뒤치락했다가 다시 NHN이 우위를 점하는 상태로 돌아왔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덩치겨루기를 시작한 것.
6일 NHN은 전일비 0.22% 올라 시가총액을 1조388억원으로 높이면서 지난 이틀간 내주었던 시가총액 3위를 탈환했다. 반면 LG텔레콤은 3.62% 하락, 시가총액 1조329억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다시 4위로 내려앉았다.
이같은 시가총액 다툼은 지난해 11월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1월초 NHN은 게임포털 사이트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재심의를 받지 않아 영업정지를 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소식에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후 8거래일동안 LG텔레콤에게 시가총액면에서 뒤졌다. 11월10일에는 LG텔레콤과의 시가총액 차이가 1230억원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인식에 꾸준히 올라 14만원대를 회복하면서 11월13일 LG텔레콤을 다시 앞질렀다. NHN은 12월 한때 15만원까지 상승하면서 한동안 LG텔레콤 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최근들어 주가가 13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다시 시가총액 순위다툼이 시작됐다. LG텔레콤은 최근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을 재료로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어 수시로 NHN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LG텔레콤은 지난달 16일 한차례 NHN을 앞지른데 이어 18일부터 2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후 이틀간 NHN에 다시 자리를 내줬다가 다시 탈환, 이틀동안 3위를 지켰다.
올들어 번호이동성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일단 SK텔레콤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테마로 통신주가 부각되면서 LG텔레콤 주가는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LG텔레콤이 시가총액 면에서 계속 NHN과 어깨를 겨룰 수 있을까. 업종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N은 상승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LG텔레콤의 경우 큰 기대를 걸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3사 모두 약정할인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번호를 바꿀 요인은 많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즉, 현재의 이동통신 시장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업계 전체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약정할인은 이동전화 가입자의 이동보다는 제살 깎아먹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3사가 비슷한 수준에서 약정할인제를 실시할 경우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은 SK텔레콤의 APRU(월평균사용요금)은 4.9%가 하락하고 KTF는 3.1%, LG텔레콤은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NHN의 경우 게임포탈과 검색광고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고 해외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전일 NHN에 대해 "올해 전체 매출이 전년비 32%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한게임재팬, 신규 온라인 게임이 상반기 호조를 보일 경우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NHN의 투자의견을 기존 `단기매수`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2일 하나증권도 NHN을 올해 가장 기대되는 인터넷 포탈이라며 매수추천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NHN는 코스닥의 우량주로 인식되고 있는 반면 LG텔레콤은 주가가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한 덩치만 큰 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며 "최근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잠깐 NHN을 추월하기도 했으나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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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