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관계자는 또 “보통 우선협상대상자 한 곳을 선정한 뒤 자세한 예비 실사를 거치고 MOU를 맺은 뒤 본실사를 거쳐 본계약에 이르는데 한미은행은 특이한 방식을 택한 셈”이라고 평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예비실사 종료에 따른 후속 수순을 밟기 위한 이사회가 당초 이번 주로 예정됐으나 다음 주로 연기됐다.
이사회에선 우선협상대상자 등 매각의 일정과 조건 등에 대한 입장을 추스리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금융계 일각에선 처음부터 다수 경쟁구도를 유지한 채 실사를 거치게 한 것은 가격 흥정에 유리한 입장을 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격 등의 매각 조건에 가장 적합한 쪽과의 협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추가실사를 거치거나 추가없이 최종 계약을 거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감독당국 한 관계자는 “굳이 어떤 절차를 밟으라는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자금조달 방안과 인수가 등 인수 주체(구체적으로는 대주주)의 적정성만 인정된다면 매각을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 주위에선 사실상 예비실사 성격의 절차에 참여한 곳은 모두 세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기관측 실사자들은 자기 이름과 소속 등 신분관련 사항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실사를 진행했으나 씨티은행, 스탠더드챠터드, 테마섹 홀딩스 등이 꼽히고 있다. 주로 시내 모처에 캠프를 두고 자료를 검토하면서 필요한 임원 또는 극소수 관련자와의 인터뷰도 수시로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한 관계자는 “참여한 곳마다 요구한 자료도 다르고 임원 인터뷰의 시간, 강도, 초점 등도 달랐다”며 “참여기관 가운데 씨티은행측으로 추정되는 실사단이 가장 세밀하고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