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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에 대비할 때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2-03 21:39

남주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최근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는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없었다면 부도로 연결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국면을 연출하였다.

많은 국민들에게 재벌 그룹의 금융회사가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이를수있는가에 대해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같다. 카드사의 부실채권 증대와 유동성 부족은 정책당국과 카드사의 합작품이며, 위험관리에 대한 위기의식 부족과 역량부족에 따른 것이다.

카드사 문제는 이미 년초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는데도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금융위기를 경험한지 불과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같은 금융불안의 상황이 재현된 것은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소홀의 결과이다.

규제완화와 무책임은 구분되어야하며,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와 감독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카드사들의 지나친 양적 팽창 경쟁과 미비한 위험관리로 금융시장의 불안은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처럼 카드발급이 쉬운 나라는 없으며, 최소한의 카드발급 기준도 마련하지 않고, 카드사들의 카드발급을 방만하게 내버려둔 금융당국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카드사들의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신용카드 보유수와 한도에 대한 정보만이라도 공유되었더라도 카드사들의 지금과 같은 상황에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카드 정보에 대한 카드사간의 정보공유를 카드사들이 반대한다해서 시행하지 못했다면 금융당국은 자기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카드사용과 카드발급을 조장했다면 이는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카드사들의 문제는 이제 단순히 카드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경제상황에 따라서는 금융위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시스템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지연시키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카드사와 카드연체자들의 모럴헤저드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불안을 미봉책으로 막을려고 한다면 결국 은행의 부담만 가중시켜 금융권 전체의 위기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 올해 카드사들의 누적적자가 4조1천억원에 달하고, 신용불량자의 수가 3백6십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안이한 시각으로 대처한다면 금융위기가 다시 오지말란 법도 없을 것 같다.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엄격한 검토도 없이 성급한 자금지원을 결정한 채권단과 일시적인 금융시장의 불안을 염려하여 자금지원을 독려한 정책당국의 태도는 과거 금융위기때와 별반 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투신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3~4조원의 추가공적자금지원이 필요하고, 카드사들의 경영상황은 호전되기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저축은행들의 소액대출의 연체율은 60%에 이른다고 한다. 더욱이 대부분의 보험사들의 지급여력이 100%에도 못미치고 있으며, 은행의 대출 연체율 역시 증가하는 등 금융시장은 멀쩡한 곳이 별로 없다.

금융불안을 막연이 대주주의 증자나 시장상황에 맡겨두다가는 금융부실의 확대만 초래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가계부실의 심각성에 대한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당국의 정책판단이 안이한 것인지, 정책 수단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막연하게 시장에서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금융시장의 위험이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어 앞으로 금융불안이 지금보다 더욱 빈번하고도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 있다. 금융불안의 해소를 단순히 시장에 맡겨두다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될까 걱정이다. 가중되고 있는 금융시스템의 위험에 대해 지금처럼 안이하게 대처하다간 금융위기가 재발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금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엄격하고도 적극적인 금융구조조정정책이 필요하고, 금융구조조정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공적자금의 추가조성도 고려할 시점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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