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100엔당 1천50원 이상이면 엔화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은 차입 당시의 금리 이득을 모두 까먹고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엔화대출은 모두 1조엔, 원화로는 지난 17일을 원/엔 환율(1천68.3원) 기준으로 10조6천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원/엔 환율은 작년말의 999.83원서 6.84% 상승했다. 엔화에 대해 원화값이 6.84% 절하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원/엔 환율이 연말까지 지속되고 환 위험을 헤지(회피)하지 않았다고 가정할때 엔화 대출자들의 올해 환 평가손은 6천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한은은 엔화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작년 엔화대출자들은 원화대출자들에 비해 4∼5%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 혜택을 봤기때문에 이를 감안할 경우 아직까지는 손실이 크지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 올들어 1∼9월 원/엔 평균환율은 1천12원, 원/엔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7일까지의 평균 환율이 1천40원 안팎임을 고려할 때 아직은 엔화대출자들이 버틸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그러나 원/엔 환율이 1천50원을 넘을 경우 금리 이득을 모두 까먹고 엔화대출자들이 환 평가손을 보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은행권은 만기가 도래한 엔화대출에 대해 상환능력에 문제가 없을 경우 모두 만기를 연장해주는 한편 원화 대출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은행들은 특히 과거의 경우 만기가 도래하면 전체 대출금의 10∼20%를 이른바 `내입`형태로 상환받고 나머지를 만기연장했으나 지금은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입없이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엔화대출은 지난 2001년까지만해도 미미했으나 작년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대출 경쟁을 하면서 8천800억엔이나 증가했으며 올해는 외환당국의 제동으로 별로 늘지않았다
홍성모 기자 hs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