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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場規律을 강화하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0-11 22:03

전철환 충남대학교 명예교수(前 한은 총재)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과 개인은 물론 금융기관도 경영에 실패하면 망할 수 있다는 값비싼 경험을 하였다. 또 예금, 채권, 주식을 매입하는 민간거래자도 더 이상 그들이 매입하는 금융자산이 영원히 가치를 보존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모든 금융거래는 가치손실 위험이 따른다는 산 경험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당연하지만 잊고 있었던 주주, 채권매입자 및 예금자 등 민간 금융거래자도 금융기관의 위험추구 경영 때문에 입게되는 손실로 자산가치가 감소 또는 전부를 잃을 수 있다. 때문에 스스로 위험회피 노력 즉, 시장규율(market discipline)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정부 즉, 금융정책 및 감독기관은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규제강화와 새로운 종류의 감독체계를 도입하였다. 제도관리 부처, 통화관리 주체인 중앙은행, 금융감독 기구, 예금분리보험관리 기관 등으로 체제를 기능별로 증층화 한 것이다. 이것은 금융기관에 대한 規制規律(regulatory discipline)효율화와 유연성 있는 대응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외환위기와 경험에서 배우고도 그것을 현실적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외환위기로 수많은 금융기관이 부실 때문에 퇴출, 합병되고 금융인이 실직의 고통을 겪고서도 건전성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남아있다. 2001년부터는 예금이 부분적으로만 보장되는 데도 금융투자자의 금융기관 선별력과 시장규율의지는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또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카드 등 새 신용수단이 거의 무절제하게 공급되면서 신용이용자의 信用節度(credit discipline)도 크게 약화되어 지난 2년여 동안 카드채 부실 등의 엄청난 누적과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것이 그 예다.

사실 금융시장 안정과 위험 회피 대응에 있어서 정부 간섭을 심화하는 규제규율 보다는 민간인 스스로 절도를 지켜 위험을 회피하는 시장규율이 훨씬 비용이 덜드는 효율성을 지닌다. 그런데도 우리는 금융절도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규제심화를 유발한다.

그러나 끊임없는 위험 유발과 규제심화의 반복은 시장규율 약화로 이어지는 금융시장 불안의 요소가 된다. 따라서 금융정책당국과 금융기관은 최대한 규제규율을 축소하는 다음 4가지 시책을 강화하여야 한다.

첫째는 시장 참가자인 민간경제 주체와 금융상품의 원천 생산자인 금융 기관도 주어진 정보와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금융활동에 있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도록 시장조건에 대한 적응도를 높여야 한다. 쌍방간에 금융시장의 운용원리를 충분히 인식하고 최선의 위험회피 대응방안이 무엇인지를 인식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활동을 통한 경험에서 얻은 행동양식의 합리화가 최선이나 사전적으로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그 인식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금융회사가 시장에서 자유로이 진입퇴출할 수 있도록 개방적 시장구조를 구축하여야 한다. 특정 금융기관들이 시장지배력을 장악하도록 업무영역에 특혜를 부여하거나 지리적 차별성을 부여하여서는 신중한 금융기관과 위험을 추구하는 금융기관을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는 금융상품 매각회사(대부자)와 금융상품 매입자(차입자)간에는 투명성 원칙을 지켜 서로 재무상황 특히 부채관련 정보를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조기에 금융기관의 재무상황 정보를 충분히 알지 못하면 이해 당사자 예컨대 예금자, 주주, 채권자 등이 감지하기 이전에 부실금융기관의 경우 도산되어 이해관계자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넷째 금융기관과 이해관계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부가 구제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금융기관이 부실화될 때 정부가 구제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있을 때는 이해관계자가 부실 금융기관을 규율하려는 필요성이 없어지게 된다. 또한 금융기관 역시 지불능력을 유지하려는 건전성 원칙을 지키려는 요인이 감소하게 된다. 이것이 도덕적 해의와 자기책임 원칙이다.

우리는 시장을 우상처럼 뇌면서도 시장규율에는 무감각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만일 시장규율 질서를 정착시키지 못하면 정부규제를 불러일으키고 그 강화를 유혹하게 된다. 정부관료는 그 속성상 끊임없이 정부규제를 강화 하고자 하는 유인에 동조하게 된다. 따라서 시장규율이야말로 최소 규제의 길임을 인식하고 정부, 금융기관 및 민간금융거래 참가자들이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역사에 눈감는 자는 미래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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