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등 국내 채권단과 스탠더드 차터드 등 해외 채권단은 이날 홍콩섬 리츠칼튼호텔에서 마라톤 협상에 들어갔으나 합의 도출에 끝내 실패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채권단 관계자는 "해외채권단이 회의 벽두부터 채권 현금 매입(CBO)을 72%로 고수한 채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 강조해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채권단은 해외 채권단이 CBO 비율을 40%대로 내리지 않으면 오늘 밤 비행기로 귀국한다는 입장을 정했다"면서 "오늘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빈손으로 귀국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외에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대표단은 물론 협상 타결에 대비해 국제변호사와 회계사 등도 참석했다고 국내채권단 관계자들은 말했다.
스탠더드 차터드와 뉴욕은행, 아랍은행, 도쿄-미쓰비시 은행 등으로 구성된 해외채권단은 30일 전체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이날 협상 진행과정을 논의에 부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의 모 임원은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완전 결렬된 것은 아니며 추후에도 서류 등을 통해 타협안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해 막판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테이블을 맞대고 직접 말을 주고받지는 않지만 국내외채권단의 협상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되는 것"이라며 "우리 국내채권단은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