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가계대출 전담 조직이 전반적인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적인 주택담보 대출 수요는 감소했지만 주택 매매에 따른 대출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경기 전망을 감안하면 조직 규모와 인력 운용 등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및 상품 판매 조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적인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고객들의 경제 및 신용상태의 악화로 주택담보 대출을 전담하는 이들 조직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 조직들은 은행 전체의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은행권은 물론 가계대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보험, 제2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대출 전담 조직을 보유한 은행은 조흥, 한미, 하나은행으로 이중 하나은행이 은행권의 효시다.
하나은행이 지난 2001년 대출전문 모집인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2002년말까지 모집인을 통해 4조여원, 그리고 올 6월말 현재 6조8000억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은행 전체의 가계대출 중 30%에 육박하는 규모다.
한미은행의 전략 영업 센터도 매달 2000억원 안팎의 대출 실적을 기록하며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6월말 현재 은행 전체의 가계대출 잔액은 8조9000여권인데 반해 센터가 판매한 금액은 4조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한미은행 관계자는“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영업이 극히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2분기 접어들면서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전체 은행의 대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센터를 시장이 악화됐다고 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도 지난해 3월 주택대출 영업팀을 구성했다.
서울, 경기, 인천지역을 8개의 권역으로 분할해 각 지역의 주택담보물건을 전담 섭외하는 8개팀을 운영하고 있다. 팀에 속한 인원은 100여명으로 은행과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해 활동중이다.
조흥은행은 현재의 조직형태를 기본으로 운영하며 섭외대출의 수익성 및 주택대출시장 변동추세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약 7조원 중 1조원 수준을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각행들이 지금과 같은 규모의 조직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제 성장세가 별반 호전될 기미가 없기 때문에 담보 대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출 전담 인력들은 실적에 기반한 성과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수익이 줄더라도 실적을 높이기 위해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 실적은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은행에 미치는 수익 기여도는 낮다는 것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