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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조흥 합병 2라운드

김정민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6-25 22:49

勞·勞 대립으로 발전 우려

신한지주의 조흥은행 인수에 따른 갈등이 두 번째 고비를 맞고 있다. 이번에 등장한 주역은 신한은행 노동조합.

신한노조는 신한지주측이 조흥은행노조에 끌려가면서 지나치게 양보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신한노조측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조흥은행 파업을 끝낸 신한지주-조흥노조간 합의내용은 합병의 실질적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신한은행은 배제된 채 지주사의 시각에서만 신한-조흥 합병을 바라본 것 아니냐는 불평이 나올만도 하다.

일단 지주사가 3조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조흥은행을 인수키로 했지만 실제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은 지주사의 ‘돈줄’인 신한은행이 떠맡아야 한다.

올해 1/4분기동안 신한지주는 총 5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신한은행이 홀로 올린 당기순이익 935억원에도 못미쳤다.

맞형인 신한은행이 벌어 지주사 산하 여타 자회사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다른 자회사들이 갑작스런 수익개선을 이루기 전에는 신한은행 홀로 조흥은행 인수자금을 갚아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덕분에 지주사 먹여 살리기에 힘겨워 자기 몫도 못 챙겼다는 불만에 가득찬 신한은행으로서는 ‘남(지주사)의 빚’인 조흥은행 인수자금 갚기는 부담스럽기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타협안에서 ‘조흥’브랜드를 우선 존중하겠다는 약속으로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조흥’이라는 간판아래 심지어 ‘조흥’출신 행장이 경영하는 합병은행에 근무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통합은행의 명칭이나 경영진 구성은 통추위에서 결정하기로 했다지만 자산과 인력 규모면에서 앞서는 조흥은행이 ‘덩치’로 밀어붙이면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 직원고용보장 및 인위적 인원감축 배제 역시 조흥은행의 1인당 생산성이 신한은행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역차별로 보일 만 하다.

이러한 위기감이 신한노조로 하여금 ‘동업자’인 조흥노조가 파업을 불사하고 얻어낸 타협안에 반발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조흥-신한간 합병은 2년간 유예하고 이후 통추위를 구성해 1년내에 대등한 통합을 원칙으로 합병작업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양측에 공평한 대등통합이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신한지주는 신한-조흥중 누가 경쟁우위에 설지 3년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덕분에 신한지주로서는 ‘내식구’와 ‘새식구’중 어느쪽 편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3년동안 신한은행과 조흥은행간의 ‘무한경쟁’을 지켜보다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승자의 손을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조흥은행이 제대로 된 구조조정 없이 임금만 신한수준으로 인상하고 비대한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자멸한다면 경쟁력 있는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조흥은행이 IMF전 ‘조상제한서’ 5대 시중은행중 선두로 꼽혔던 저력을 바탕으로 후발은행인 신한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보여줄 경우 100년 조흥은행의 전통을 이어받는 ‘조흥-신한금융지주회사’로 다시 태어나면 된다.

이미 신한은행은 우월한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3년 후 경쟁우위에 서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타협안에서 최대한 자제하기로 한 점포 폐쇄 역시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신한, 조흥 중복점포 중 어느쪽 점포를 폐쇄할 것인가는 유예기간 중 양행점포간 경쟁을 지켜보다 패배한 점포의 문을 내리면 된다.

눈앞에 드러난 실적으로 결정한 만큼 형평성 논란은 끼어 들 여지가 없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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