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재고 증가율은 향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재고 조정`이라는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고 조정 시기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4.5%,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SK증권 오상훈 팀장은 "이번 결과로 1분기 GDP가 4% 내외로 예상돼 당초 정부 전망보다는 약화되는 추세로 볼 수 있다"며 "문제는 최근 생산과 출하를 이끌어온 수출용 출하가 사스나 해외경제 둔화로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이 부분이 내수 부진과 맞물릴 경우 경기가 개선되기 보다는 이제 하강국면의 기조로 진입하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팀장도 "예상치보다는 생산이 좋게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생산 증가율보다 출하 증가율이 낮았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출하 감소가 재고 증가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경기 후퇴국면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고 증가에 대한 우려수준이나 향후 재고 조정 기간, 그에 따른 경기 회복 시점 등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오 팀장은 "비자발적 재고 증가도 경기 하강국면의 초기 양상으로 보이며 재고 조정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해 경기 바닥은 내년 상반기에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 팀장은 "과거 90년대에 비해 재고조정 사이클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 둔화를 초래했던 비경기적 리스크 해소와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기업 채산성 개선, 경기 부양책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사스 확산만 없다면 재고 조정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증권 허진욱 수석연구원은 "비자발적 재고 증가는 분명 경기 회복에 부담요인이지만, 역사적 수준에서 그다지 높지 않고 아직은 일반적인 사이클상의 증가 정도로 봐야할 것"이라며 "수출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5월을 기점으로 2분기에 경기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같은 산업생산 부진으로 전문가들은 조만간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오 팀장은 "현재 소극적인 경기 부양에서 적극적인 경기 부양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에 와있다"고 말했고, 이 팀장은 "조만간 콜금리 인하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