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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씨메트리는 본연(本然)으로 돌아가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4-27 19:01

홍세표 前 한미은행장·외환은행장

색채미(色彩美)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밸런스를 지닌 요소로 씨메트리(SYMMETRY)를 꼽는다. 대칭, 상칭, 균형이라고 번역되는 이 말의 어원(語源)은 그리스어의 씸메트로스(SYMMETROS)로서 “두개이상의 부분이 하나의 단위로 나누어지는 것, 서로 공약성을 갖는 것”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인류역사를 통해 미(美)의 원리로 자리잡아 건축물이나 공예품의 기초가 되어 왔으며 흔히 말하는 ‘균형잡힌’ 또는 ‘정통적’인 느낌을 나타내는 대명사가 되어 왔다.

그 반대개념이 어씨메트리(ASYMMETRY)로서 씨메트리와 상호의존적으로 미를 측정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 요소는 동적(動的)이고 근대적인 뉴앙스가 강하여 최근에는 씨메트리의 틀을 깨는 파격적 예술감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어 매너리즘을 탈피한 값진 예술품의 당위(當爲)로까지 인정되는 경향이 생겼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 부분적 왜곡(歪曲)현상이고 과장된 비정통적 발상에 불과하지 씨메트리의 부정(否定)위에 있는 것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어쨌든 이러한 경향을 종전의 상식틀안에서의 정상(正常) 또는 평상(平常)이 진부하고 시대착오적이므로 오히려 틀을 크게 일탈하거나 전적으로 깨버린 비정상적인 현상이 더 현대감각에 가깝고 멋있다고 인정받는 오늘의 사회적 현실과 흡사한 면이 있다.

정통적, 고전적 논리는 구시대적이라고 매도당하고 비논리적이지만 기발한 감각으로 도장(塗裝)된 주장들이 호응을 얻고 인기를 끌고 있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어느 고위층의 이라크파병결정 논리가 기성세대에 심히 어색하게 들린데 반하여 젊은 세대에게는 동정심을 유발하여 오히려 신선하게 어필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 비근한 예의 하나일 것이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판단하기 혼란스럽다.

어느 시대, 어느 세대에도 적용되고, 또 적용되어야 한다고 인식되는 보편타당한 가치관은 종교나 진리와 같이 불변(不變)해야 하는데 과도하게 어씨메트리가 강조된 나머지 아무런 성찰(省察)이나 반성없이 현대적감각에 맞고 멋들어져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도색(桃色)된 유사가치관이 판치는 현실이 못내 안타깝다. 무조건 고리타분한 구세대적 감각이 잘못되어 있고 무가치하다는 인식위의 어씨메트리는 이미 씨메트리의 대칭개념으로서의 미(美)의 개념은 결코 아닐 것이고 더더군다나 진실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씨메트리는 온데간데 없이 말살된 채 어씨메트리만 횡행(橫行)하는 오늘의 세태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IMF 위기 이후 경영투명성 결여, 자금유용 등 죄목(罪目)으로 영어(囹圄)의 몸으로 몰락한 많은 기업가들(이들은 한때 우리 경제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의사결정권마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정부정책을 성실하게 110% 수행한 죄로 문책받고 있는 허다한 구금융인들, 어찌 이들만이 죄과를 치루어야 하는가? 이들을 옹호하고 감쌀 생각은 전혀 없다. 이것은 또 다른 어씨메트리일 터이니 말이다.

아무튼 이들은 시대의 변화를 맞아 모두들 착실한 국민이 될 수 있는 자유마저 박탈당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지 않은가?

반면 이들을 정책의 미명하에 잘됐든 못됐든 이렇게 몰아간 정책 당국자는 모두 면죄부를 받고 문책받기는 커녕 밝은 태양아래 활보하면서 오히려 이들의 잘못을 파헤치고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 않은가?

죄값으로 따진다면 정책당국자의 그것이 더 무거운 것이 아닌지?

최근에 이르러서도 달라진 것이 없다.

한때 세계경제가 침체에 허덕일때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성장시키는데 효자노릇을 했던 소비가 갑작스러운 정책전환으로 과소비로 둔갑하여 많은 국민을 금융부실자로 내몰고, 경기부양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온 카드사들이 하루아침에 부도덕한 집단으로 지탄받고 경영위기에까지 빠져들어가고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구구한 변명을 듣고 있기는 하지만 정책의 잘못을 변명으로 합리화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심지어 불간섭이나 방임도 정책수단인 것이다.

이런 것들이 씨메트리의 대칭요소로서의 어씨메트리를 인정하지 않고 어씨메트리를 양산하고 있는 것 같다.

조형(造型) 전체의 관계에서 씨메트리가 중시되고, 적어도 어씨메트리와 씨메트리가 대칭적 양요소로, 또는 보완적 요소로, 부분과 부분, 부분과 전체 사이에 균형있게 유지되어야 참가치가 있다는 진리에 유념해야 옳지 않겠는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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