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카르텔 제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근절이 쉽지 않아 적발과 처벌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특히 일부 직원을 사법경찰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이를 법무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공정위의 과징금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은 부당이득의 2~3배로 훨씬 높고, 이는 걸리기만 하면 큰일 나니까 아예 하지말라는 의미"라며 일축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물가안정 차원에서 서비스 가격규제를 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추세는 자유화"라며 "공정위는 서비스가격을 점차 자유화하는 쪽으로 유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벌의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서는 "모든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가라는 것은 아니지만 소유구조가 매우 단순 투명해지는 진일보한 제도가 지주회사"라며 "지주회사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부채비율이나 자회사비율의 유예기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현단계에서 폐지할 생각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그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는 순환출자로 가공자산을 만드는 게 문제인데,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이를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최소한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또 "대기업집단들이 고도성장의 주역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가 많아 생긴 제도가 출자총액제도 등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라며 "이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우리가 선진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금융회사 계열사 의결권 최대 30% 행사와 관련, "작년까지 금지해오다 적대적 M&A를 고려해 계열사까지 합쳐 30%까지 가능하도록 했는데, 실제 적대적 M&A 위험성은 별로 없다"며 "대신 이를 이용해 부당내부거래나 지배력 확장수단으로 이용하는 기업이 소수 발견돼 충분한 실태점검을 거친 뒤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이번 SK분식사건을 계기로 우리 기업인들은 이제는 투명, 공정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정부 입장에서 개혁속도가 좀 느리더라도 참아줄 수 있는 아량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