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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특집] 손보사 ‘정도경영 원년’ 한목소리

문승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2-12 19:12

“깨끗해야 산다” 인식 확산…신고접수·모니터링制 강화

‘윤리경영’ 실천으로 신뢰도 제고해 제2도약 발판 삼아야



올 해 들어 각 기업들은 물론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윤리경영’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윤리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각 기업과 기관들이 앞다퉈 윤리경영의 의지를 보이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끄는 차기 정권의 경제정책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해 엔론과 월드컴 등 미국 기업들의 파산사례에서 보듯이 경영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기업윤리 의식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떨어지면 결국 기업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윤리경영’이나 ‘정도경영’에 대한 정의가 확실치 않지만 이처럼 각 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윤리경영’을 부르짖고 있는 것은 부당한 일처리 관행을 뿌리뽑지 못한다면 결국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해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금감원도 지난 해에 ‘소비자 보호의 원년’으로 삼고 금융소비자와 투자자의 권익 보호를 금융감독당국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이 같은 소비자 권익보호라는 기치를 내걸고 소비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의 불합리한 영업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유례없는 전 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껏 공급자 중심의 금융시장 질서를 수요자와 투자자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도 볼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해부터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리베이트 제공 가능성이 높은 보험대리점 750여곳을 골라 밀착감시하는 한편 리베이트 근절대책이 미흡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수시로 특별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손보업계에서 리베이트 등 부당 모집행위가 가장 빈번한 곳은 자동차보험 시장이다. 지금까지 손보사들은 자사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깎아주거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화재보험의 경우도 리베이트가 없으면 계약을 체결하기 힘들 정도로 그 뿌리가 깊고 규모도 컸다. 지금까지 손보사들이 화재보험 계약을 이끌어낼 때 자주 써왔던 방법이 바로 ‘경유처리’로서 본사 계약분에는 수수료가 없지만 대리점이 계약하면 수수료가 책정된다는 점을 악용해 왔다.

예를 들어 본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대리점이 계약을 한 것처럼 위장 후 수수료를 받아 이를 계약자에게 리베이트로 건네주는 것이다.

이밖에 지금까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하거나 회사채 또는 생산품 등을 사주는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금감원이 추정한 손보사들의 리베이트 규모는 기업보험 300억원과 가계보험700억원 등 총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매집형 대리점의 횡포를 막기는 커녕 이들과 같이 장단을 맞춘 보험사들이 지난해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으면서 자체적으로 ‘모집질서 자정 결의대회’를 갖거나 ‘상시감시체제’를 운영하는 등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손보사들도 이러한 ‘시대적 대세’속에 윤리경영을 통한 기업신뢰도를 높임으로써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잇단 리베이트와 특별이익 제공 등으로 얼룩진 손보업계의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고 공정 경쟁을 통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현재 손보업계에는 보험가격 자유화 이후 과거와 같은 영업 관행은 지양해야 한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경영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립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또한 지금까지 수익성과 윤리성을 상반 관계로 보던 보험사들이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의 윤리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결국 경영 성패를 가름한다고 판단하기 시작했고 윤리경영이 기업이미지 개선은 물론 기업의 가치와 생산성을 높이는 혜택을 준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도 손보업계 발전을 위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올 2003년에는 각 손보사들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윤리강령과 이에 따른 행동지침 수립작업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윤리경영시스템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사는 윤리지수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임원평가에 반영하고 사이버 기업윤리과정을 운영하는 등 윤리경영을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국내 손보업계에 윤리경영의 제도와 시스템 등 하드웨어 측면의 준비도 미비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나가는 과정이 중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손보사들이 윤리경영을 하겠다고 정교한 감시장치와 윤리지침을 만들더라도 직원들의 도덕 불감증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각 손보사들이 올해를 정도경영의 원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정도경영에 목말라하는지는 미지수다. 편법영업과 변칙경영이 단기적으로 기업에 득이 될 것 같지만 한번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투명하고 바른경영이 처음에는 거북이처럼 보일지라도 마지막에는 승리하는 길이라는 것을 각 손보사들은 깨달아야 한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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