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 은행들의 합병과 외국사와의 독점권 체결과 맞물려 방카슈랑스 사업추진에 대한 국내 보험사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은행들은 방카슈랑스를 은행의 입지 굳히기 정도로 생각하는 ‘보너스’로 여기고 있어 실질적인 방카슈랑스 형태를 잡기도 전에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실상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를 주도하는 쪽은 보험사지만 모든 사업의 결정권은 은행들에게 있다.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와 같은 형태의 방카슈랑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면 왜 지금과 같은 형태의 은행과 보험사간 짝짓기가 이루어지는 걸까.
우선 은행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절반이 넘는다.
그 만큼 규모가 크기 때문에 타 금융권과의 융합이 힘들다.
실제로 은행들은 방카슈랑스를 종합금융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가교 역할로 여기고 있다. 보험사와의 지분출자로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그에 따른 실리를 얻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방카슈랑스를 이미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은행이 주도하는 경우는 프랑스 정도를 빼면은 극히 드물며 프랑스의 경우도 사회보장을 보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와는 달리 보험사의 자본 규모가 은행보다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론적으로 방카슈랑스는 형태가 어찌됐던 보험사에서 주도하는 사회보장적 성격이 강해야 한다.
국내 경우를 보면 외국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은행들의 제휴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내 보험사들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어 마치 은행과 보험사간 ‘종-속 관계’가 연상된다.
은행들도 나름대로 방카슈랑스 도입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결국 칼자루를 손에 쥐고 있는 은행들을 상대로 보험사는 소극적인 방카슈랑스 준비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불만섞인 주장이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