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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컬럼] 通하려면 먼저 變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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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10-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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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자주 쓰는 말로서 궁측통(窮卽通)이라는 것이 있다. ‘궁하면 통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이 말을 사용할 때 흔히 이렇게 쓰고 있지만 완전한 표현은 아니다. 원래는 ‘궁즉통’으로 가기 전에 ‘궁즉변(窮卽變)’, 다시 말해서 먼저 “변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변즉통(變卽通)’, 즉 “변하면 통한다”는 말이 성립된다고 한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먼저 변하여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절차를 밟지 않고 무조건 통하도록 하려고 시도했다간 잘못을 범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치우침, 즉 극(極)이라 하여 크게 경계했다. 실제로 무리하게 밀어 부치면 나중엔 극단으로 치달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실패할 확률도 높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보니 외곬으로 몰아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조상들은 ‘궁(窮)’에서 ‘통(通)’으로 가는 도중에 ‘변(變)’이라는 중간과정을 거치도록 한 것으로 생각된다.


중간의 ‘窮卽變’과정 먼저 거쳐야



요약하자면 ‘궁할 때는 직통으로 통하려 시도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한다. 반드시 먼저 ‘변해야 하며(궁즉변 窮卽變)’, 이와 같이 ‘변하면 통한다(변즉통 變卽通)’는 뜻이다. 힘이 다하거나, 궁지에 몰렸을 때는 거기서 곧바로 탈출을 시도하거나 마구잡이로 밀어 부치지 말고 종래의 사고방식, 생활자세, 습관 등을 먼저 바꾼 다음 계획성있게 추진해야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당장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목표에 이르는 길이 열리게 되며, 최소한 여건만이라도 그 이전보다 개선된 쪽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살아가는 자세 등을 바꿔 역궁(易窮)하면 막혔던 길이 새로 열린다(卽通)는 속담과 같은 말이다.

IMF사태 직후부터 지난 수년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대형화를 통한 금융개혁은 아직도 어디까지 진행될지를 모르는 양상이다.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 그것으로 DJ정부의 은행합병의 큰 틀은 어느 정도 완료된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근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설이 부상, 다시 대형화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난 번(본보2002년 10월4일자, 10월7일자)에도 지적했지만, 은행합병의 기준이 무엇이며, 정부가 보는 합병은행의 적정자산은 과연 얼마인가 하는 점이다. 또 지금처럼 은행의 규모를 크게 하는 것만이 국민의 금융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인지 등에 대한 검토와 컨센서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만이 해결책인가



지금 영업증인 몇몇 합병은행들의 경영상황을 볼 때 몇가지 점에서 은행합병이 과연 성공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최근 많은 잡음이 일고 있는 ‘우리금융지주회사’의 경우가 그 한 예이다. 국내최대의 지주회사의 자은행인 ‘우리은행’의 은행장과 지주회사인 ‘우리지주’의 부회장간에 힘겨루기 같은 행태가 노출, 은행내부에 묘한 기류가 흐르면서 은행의 경영체계가 헝클어지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일부 직원들은 처신하기조차 힘든 지경이라고 한다.

우리금융지주회사는 우리은행 외에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도 자회사로 거느린 국내 최대규모의 지주회사이다. 그런데 이들 두 지방은행의 순이익 등 경영성과가 실적이 향상되는 다른 지방은행과는 달리 올 들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해의 경영실적을 놓고 향후의 경영전망을 진단하기는 다소 무리이겠지만, 합병의 시너지효과 등이 기대한 만큼 나오고 있는지 여부는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은행합병은 단순히 장부상의 금액만을 합치는 작업이 결코 아니다. 새로운 생물체를 탄생시키는 어려운 일이다. 옛날의 권위주의, 실력과 기량보다는 학연, 지연, 연공서열 등이 더 중시되는 풍토아래선 아무리 많은 은행을 하나로 합병해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될 염려가 있다. 많은 금융인들을 퇴직시키면서 추진해온 물리적인 금융개혁과 은행합병에서 진일보하여 화학적 시너지효과가 나올 수 있는 은행합병은 다음 정권에서나 기대해야 할까. <주필>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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