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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VS 통신 영토 전쟁사 / (1) 일본의 ‘e뱅크’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0-13 20:41

‘온라인 결제전문은행’으로 ‘i모드’에 맞서

자체 유무선 통합서비스, 안정성 등으로 고객에 어필



국민은행이 SK텔레콤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네모(NEMO)’에 대항하기 위한 은행권 컨소시엄 구성에 나섰다. 이동통신회사가 다수의 가입자와 통신망을 통해 ‘결제’라는 은행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는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의 이같은 상황 인식에는 대부분의 은행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과 KTF의 메일뱅킹서비스인 ‘엔페이코리아(nPayKorea)’는 약 1년간 13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반면 네모 서비스는 SK텔레콤의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에 힘입어 서비스 개시 1년이 채 안돼 회원 130만명을 돌파하는 등 통신회사의 은행업 잠식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이제 막이 오르는 금융기관과 통신회사간의 영토전쟁은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몇 년전 시작돼 지금은 해결책이 마련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금융기관이 통신, IT회사 등 통신망과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비금융업체들의 금융시장 진출에 맞서 고유 업무 영역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간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뱅크(eBank.co.jp)는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계좌이체 등 은행업무 포함)를 표준화하기 위해 설립한 온라인 결제전문 은행이다.

2001년 영업 개시 이후 1년만에 개인계좌 50만건 이상을 확보했으며 3년간 150만 계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등 기업고객을 1000개 이상 확보하고 있다.

주주는 아사히은행, GE캐피탈 파이낸스, 동경도민은행, 스미토모생명, 대화생명, 미쓰이스미토모해상보험, 동경단자회사, GEMS 등 금융기관과 스미토모종합상사, 이토추종합상사, 야후 저팬, 에릭손 저팬, 히타치, 옴론 등의 기업이다.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 e메일, 금융거래 등을 처리할 수 있는 NTT도코모의 ‘i모드’ 가입자가 서비스 개시 이후 3년이 안돼 3천만명을 돌파하는 등 세계 어느나라보다 모바일 서비스의 위세가 강력했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다 보급되지 않아 오프라인 은행들의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i모드’의 독주는 금융기관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했다.

이에 일본 금융기관들은 공동 투자를 통해 오프라인 은행업무와 별도로 온라인, 특히 모바일 부문을 특화, 발전시켜나갈 결제전문은행 설립을 생각해 냈다. 결국 온라인 결제전문은행은 편리한 온라인 서비스를 집중 육성, 오프라인 은행들의 고유 영역인 ‘결제’ 업무를 다양화해 통신회사들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e뱅크는 인터넷을 이용한 간단한 계좌 개설, 보험으로 원금 보장, 각종 수수료 완전 무료, 새로운 아이디어를 활용한 서비스 등 ‘i모드’가 갖추지 못한 안정성과 참신성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했던 것이다.

NTT도코모가 출자해 ‘i모드’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저팬넷뱅크가 영업 시작 1년후 29만 계좌를 확보한 반면 자체 모바일뱅킹과 이메일송금 서비스를 내세운 e뱅크가 설립 1년후 50만 계좌를 돌파한 사실이 이런 결론을 뒷받침해 준다.

e뱅크는 휴대전화를 사용한 모바일 결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인터넷지갑’으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뱅크의 서비스로는 서버에 잔액정보를 축적하고 컴퓨터나 휴대전화 같은 네트워크 접속단말기를 사용해 계좌이체 등을 실행하는 네트워크형 이머니(eMoney)와 이메일송금 등이 있다.

올해 4월에는 휴대전화를 통한 잔액조회와 지급 서비스를 추가해 ‘i모드’, ‘j-스카이’, ‘EZ web’ 등에 대응하는 자체 모바일 뱅킹을 시작했다. 6월에는 e뱅크 계좌로부터 타행계좌로의 직접이체가 가능해지면서 경매사이트 사용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7월 15일부터는 계좌번호 대신 메일주소를 사용해 간단히 송금할 수 있는 메일송금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e뱅크 계좌 개설자 사이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 e뱅크에 계좌가 없는 상대에게도 송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휴대전화로도 메일송금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e뱅크의 주요 수익원은 개인 고객이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e뱅크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때 쇼핑몰이 부담하는 결제수수료다.

e뱅크는 유무선 통신환경의 통합으로 전자금융서비스가 금융과 통신산업의 접점이 되고 있는 현실을 효과적으로 파악, 성공한 사례다. 국내에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대부분 설치돼 있고 인터넷과 휴대폰 활용률이 높아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유리한 환경인 만큼 e뱅크의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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