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삼성증권’이 지난달 27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함에 따라 인수자에 대한 대략적 구도가 드러났다.
당초 동부, 동원 등 기업컨소시엄과 은행으로 양분화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인수경쟁이 은행권으로 압축된 상태. 여기에 유럽계 HPI, 미국계 투자펀드 등 2~3곳이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부, 동원컨소시엄이 ‘결과가 뻔한 게임’이라는 판단 하에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현재 서울은행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하나은행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될 지도 관심사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 외환, 하나 등 3개 은행이 지난달 27일 골드만삭스에 서울은행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서울은행 인수와 관련, 다소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던 신한금융과 한미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동부그룹 계열사가 주축이 된 서울과 동원컨소시엄은 제출하지 않아 이번 인수전에서 손을 뗐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최근 컨소시엄 관계자들간에 의견 접근을 보았다”며 “정부가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1순위로 하는 등 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보다 분위기나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디라고 직접 밝힐 수는 없지만 특정업체가 독주를 하는 가운데 결과자체가 예상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중에서는 하나은행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은행 구조조정 마무리 차원에서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우선순위로 하고 있고 최근 ‘가격차’로 제일은행과의 합병에 실패한 하나은행이 대안으로 서울은행에 눈을 돌렸기 때문.
금융계에서는 김승유 행장이 서울은행 인수에서 낙점을 받기 위해 금융당국과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동부와 동원컨소시엄이 괜한 ‘들러리’를 서게 될 것을 짐작해 아예 인수의향서조차 넣지 않은 점도 하나은행의 낙점가능성을 반영한다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한편 기업컨소시엄이 빠졌다는 소식에 서울은행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내심 재벌계 기업에 매각되기를 간절히 바랬던터라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애초부터 합병쪽에 너무 무게중심을 둬 기업들이 미리 겁먹은 것 아니냐”, “경쟁이 치열할수록 매각가는 높아지는 게 당연한 데 도대체 공적자금 회수 의지가 있는거냐”는 식의 불만이 흘러나왔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