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신용한도사전통보제(부여제)’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심사를 통해 엄선된 주거래 기업과 여기에 속한 직원들, 그리고 금융거래가 우수한 기존 고객들에게 신용한도를 사전에 부여하는 것.
통보 대상의 신분이 확실히 보장돼 일반 신용대출보다 연체율이 월등히 낮고 해당 기업과 직원들의 은행에 대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의 고객 세분화 전략이 신용 우량 고객에게 신용한도를 사전에 부여하는 제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MSS 신용대출’을 선보였는데 일반 신용대출보다 연체 등 부실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월 25일 현재 23만7300건, 금액으로는 2조6960억원이 승인됐고 이중 1조4000억원이 대출됐다.
4월말 현재 연체율은 0.51%로 일반 신용대출 연체율에 비해 우량한 수준이다. 기존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축적해 체계화 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거래실적 및 신용 상태가 우수한 고객을 선발해 신용한도를 부여했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한도를 낮추는 대신 대상을 100만명으로 설정했다. 별도의 서류없이 신분증 하나만으로 즉시 마이너스 대출을 해주며 대출기간은 1년으로 최장 3년까지 1년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은행은 그동안 자영업자, 주부 등 거래실적은 좋았으나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고객들을 주요 목표고객으로 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사전에 부여하는 신용한도는 3000만원. 대상은 33만명인 것으로 추산됐다.
자동심사시스템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가능금액 및 금리를 결정해 고객의 이메일로 통보해 주고, 고객이 통장거래를 할 경우 통장에 대출 승인내용을 자동으로 인쇄해 준다.
대출기간은 1년으로 최장 10년까지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며 대출금리는 고객의 신용등급별로 차등해 8.0~11.0%를 적용한다.
한미은행도 창립 이후부터 사전여신한도제도(일명 가이던스라인)을 도입했고 올해 들어서만 10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2조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