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ERP 시장을 놓고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SAP코리아가 브릿지증권의 ERP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시장 주도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특히 이번 브릿지증권의 ERP프로젝트 수주는 SAP코리아가 브릿지증권 대주주가 요구하는 ‘국제회계관리기준’ 을 맞춘 반면 한국오라클의 경우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두 회사가 맞붙고 있는 신한금융그룹 ERP 수주전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연말 뉴욕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국제회계관리기준에 맞는 프로세스를 갖추기 위해 ERP 프로젝트를 발주해 놓고 있다.
SAP코리아는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한국오라클―프론티어솔루션 컨소시엄을 제치고 브릿지증권의 ERP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AP코리아는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약 10개월간 브릿지증권의 재무회계·관리회계·자금 관리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게 되며, 우선 올 연말부터 재무회계시스템을 가동시킬 계획이다.
그 동안 증권 ERP시장의 경우 한국오라클이 굿모닝 대우 한국투자신탁증권 등의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다소 수적인 우세에 있었으나 한국투자신탁 신영증권 등의 수주를 통해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긴 SAP코리아가 이번 브릿지증권을 수주함으로써 팽팽한 시장구도를 그리고 있다.
더욱이 아직 초기시장에 불과한 증권ERP 시장의 향후 전망을 내다 볼 때 최근 삼성생명에 자사 ERP패키지를 제공한 SAP코리아가 삼성증권의 ERP프로젝트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어 오히려 시장 구도가 뒤바뀔 수 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그 동안 한국오라클이 강세를 보여 왔던 은행권 마저도 최근 우리금융 지주회사·우리신용카드·우리 금융정보시스템 등의 관리회계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한 SAP코리아가 우리금융그룹의 ERP프로젝트 수 주전에서 일단 한국오라클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어 전체 금융권 ERP시장에서 SAP 코리 아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지주회사 설립, 합병 등으로 대형화, 글로벌화를 추구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향후 금융권 ERP시장에서 브릿지증권의 외국인 대주주를 만족시킨 SAP의 강세가 이어질지 주목할 일이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