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전산이 개발한 新차익거래시스템이 비싼 가격 탓에 증권사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전산이 약 30억원의 기술개발비를 투입해 지난해 8월 독자개발한 新차익거래시스템이 가격이 너무 비싸 구매에 나서는 증권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新차익거래시스템은 서로 다른 시장의 주문을 통합주문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략별 잔고 관리 지원 및 바스켓별, 계좌별, 트레이더별로 실시간 손익계산과 평가가 가능하며, 엑셀과 연동해 시세 수신 및 주문실행, 주문확인, 체결결과 수신도 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아왔다.
그러나 현재 증권전산의 舊차익거래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28개 증권사들이 新차익거래시스템의 기술적 향상을 인정하면서도 평균 2억5000만원(하드웨어 1억원, 소프트웨어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부담돼 선뜻 구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최근 ETF 상품판매 AP(지정증권회사)로 지정돼 당장 차익거래시스템 개발이 시급한 증권사들 마저 시스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구매를 서두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LG·대우·대신증권(이상 KO
SPI150 사용기관 선정 증권사) 등 이미 자체 개발한 차익거래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차지하더라도 삼성·메리츠증권 마저도 新차익거래시스템 구입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KOSPI200 사용기관으로 선정된 삼성증권은 일단 기존의 차익거래시스템을 계속 이용하겠다는 방향으로 내부방침을 정해가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舊차익거래시스템에 비해 크게 달라진 특징도 없으면서 가격마저 비싸다”며, “현재 차익거래 시스템 자체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KOSPI200 사용기관으로 선정된 메리츠 증권도 현재로서는 新차익거래시스템 도입 여부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가 없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지만 만일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된다면 현재로서는 증권전산의 차익거래시스템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지 않느냐”고 말해 新차익거래시스템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임을 토로했다.
이 밖에 증권전산과 新차익거래시스템 도입을 놓고 논의 중인 8개 증권사들도 시스템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증권전산 측은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조정될 수도 있다”며,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 대부분 증권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상 제품 판매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