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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회사 “문 닫아야 하나”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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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3-20 21:56

코스닥委 ‘에이스디지텍’ 승인보류…판정기준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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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CRC 수익원 원천 봉쇄” 강력 반발



IMF 외환 위기 이후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설립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들이 출범 3년만에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됐다.

최근 산자부 금감원 중진공의 CRC업계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현장 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위원회마저 CRC조합에서 IPO시키려는 업체의 등록을 보류시키고 나섰다.

지난 13일 코스닥위원회의 등록 예비심사 결과, 구조조정투자조합이 대주주로 있는 에이스디지텍(대표 최대옥)에 대해 ‘대주주의 경영권 안정성 미흡’을 이유로 보류 판정이 내려짐으로써, 구조조정조합에서 투자한 비상장· 미등록 업체가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려는 첫번째 시도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코스닥위원회는 사유서를 통해 “에이스디지텍은 KTIC 구조조정 1호 조합이 대주주인 회사로서, 조합 해산 시점 이후 경영권 안정성이 미흡하다”고 보류 판정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당사자인 에이스디지텍은 물론 KTIC 구조조정조합 운용사인 한국기술투자, CRC협의회 회원사들은 “이번 코스닥위원회의 결정은 CRC업계의 수익원 창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으로서, 향후 기업구조조정사업이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한국기술투자 CRC조합의 5000여명의 조합원들과 에이스디지텍 965명 소액주주들의 향후 거취가 주목 받고 있다.

또한 CRC협의회(회장 이영탁)는 지난 20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CRC협의회측은 6개사 이사진들의 의견을 수렴해 “ CRC 조합이 대주주인 경우 IPO에 제약이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시하며, 향후 신자부 및 코스닥위원회 등 관계당국에 이번 건에 대한 적절한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고, 구체적 대응방안은 이영탁 회장에 일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이스디지텍의 경우는 지난 1999년 새한으로부터 ‘KTIC 제1호 기업구조조정조합’이 지분 40.8%를 인수,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성실하게 부응해왔으며, 경영진 교체, 사업정비 등을 통해 모든 면에서 우량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업일 뿐 아니라, 전문경영인의 공채(삼성SDI 출신)를 통해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되어 경영권의 불안 문제가 제기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스닥위원회에서 보류 판정을 내림으로써, 정부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향후 기업구조조정사업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시각이다.

더욱이 비상장, 미등록 기업에 대한 투자 회수 방법은 M&A 및 코스닥 등록뿐인데, 코스닥 등록을 원천봉쇄함으로써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한 구조조정회사의 업무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향후 구조조정조합 결성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구조조정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을 믿고 미등록 중소기업 구조조정 투자를 한 ‘에이스디지텍’과 유사한 회사들이 다수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코스닥위원회의 판정에 따르면 조합이 대주주인 기업의 경우, 대주주 변경 전에는 IPO가 불가능하여, 코스닥 등록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의 이득을 조합원들이 아닌 제3자(신규 대주주)가 향유하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당사자인 에이스디지텍 소액주주들(59.2%)의 피해도 예상되는데, 한 소액주주는 “정부정책에 부합하는 회사로서, 성공적인 구조조정과 회사가치 상승, 코스닥 등록 가능성 등을 높이 평가하여 투자를 했는데, 이번에 보류 판정을 받음으로써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코스닥위원회 한 관계자는 지난 19일 “코스닥등록심사 과정에서 CRC가 출자했다는 이유로 등록심사를 보류했다는 얘기가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에이스디지텍이 보류판정을 받은 것은 대주주인 구조조정조합(지분율 40.8%)이 오는 7월 해산될 예정이어서 대주주 보호예수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등록심사 서류에는 해당 구조조정조합이 해산하면서 KTIC 가 에이스디지텍 주식을 모두 인수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현재 가격으로 1000억원이 소요되며, KTIC는 자금이 300억원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술투자 한 관계자는 “현재 현금 115억원, 투자주식 및 기타 유가증권 281억원, 자사주 135억원, 구조조정펀드 출자금 208억원 등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성만도 1000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또한 당장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외에도 한국기술투자 부채비율이 36.9%로 매우 우량한 만큼 회사 자산을 담보로 500억원 이상을 차입할 수 있어 최대 2000억원 이상 자금 동원도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에이스디지텍은 이번 보류 판정에 따라 이의신청을 통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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