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오는 6월 24일부터 거래가 시작되는 ETF(지수 상장 펀드: Exchange-Traded Fund) 상품 판매 AP(지정증권회사)로 허가 받기 위해 관련 시스템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증권거래소가 이달말 ETF의 운용기관을 선정, 발표할 예정인데 AP 지정 요건중 내부통제 차익거래 등의 전산시스템 보유 여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ETF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별도의 추진팀을 구성하고 업무 요건을 분석하고 있다.
지난 15일 코스피(KOSPI) 지수 사용기관 지정을 신청한 컨소시엄은 삼성투신과 LG투신이다. 삼성컨소시엄에는 삼성 한투 굿모닝 도이치증권이, LG컨소시엄에는 LG투자증권 현대 대우 대신 동원 제일투자 메리츠증권이 속해 있다.
컨소시엄의 전체 평가 점수 100점중 AP에는 40점이 배정됐으며 이중 ETF전산시스템 항목의 배점은 10점이다. ETF전산시스템에는 전산운영인력수, ETF의 설정 환매 차익거래시스템, ETF 계좌관리시스템, 시스템의 안정성 전문성 보안성, 백업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ETF전산시스템에서도 증권사들이 가장 신경써야 하는 것은 실시간으로 수익률(포지션)을 관리할 수 있는 차익거래시스템. 국내 증권사들이 서비스하는 주식관련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차익거래시스템만큼은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프로그램매매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한 탓에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차익거래시스템에 관한 노하우를 축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구나 IMF 당시 각 증권사들이 IT투자를 축소하면서 굿모닝 SK 등 차익거래시스템을 개발하던 증권사들이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했었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한국증권전산이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들여와 커스터마이징한 차익거래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4월말까지 ETF관련 시스템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업무요건을 분석하고 있다”며 “ETF를 취급하자면 실시간으로 이익을 평가하고 거래건수를 체크하는 차익거래시스템, 현물로 펀드를 구성하는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내 증권사들이 프로그램매매 시스템을 개발해 본 경험의 거의 없어 ETF관련 시스템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