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농협 등 국내 대형기관들이 고유계정을 자회사인 투신운용사에 위탁 운용하거나 투신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기존 구도가 크게 변경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수익증권 주요 판매 채널이었던 증권사들의 입지가 대폭 축소되고 법인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기관들의 차별화된 위탁 운용 증가로 법인고객 시장이 세분화될 것으로 보고 아울러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 고객들에 대한 공략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1일 투신업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기관들의 자산운용 아웃소싱 추세가 급증하면서 수익증권 주요 채널인 증권사들의 역할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기관들이 저마다 자산운용을 자회사인 투신사에게 위탁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향에 대해 사실상 투신사의 직판이 도입된 것으로 해석하면서 증권사들의 향후 대응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이처럼 기관들의 특정 운용사에 대한 아웃소싱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법인시장을 상실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판매수수료의 점진적 인하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전체 투신시장에서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마케팅 능력이 향후 증권사의 생존을 좌우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리테일 시장은 기관시장과는 달리 판매망의 크기와 신인도, 전문인력의 신뢰감 등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만만하게 공략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기관시장보다는 공략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양질의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원투자가 필요하다는 것. 수익증권 판매 업무는 무엇보다 대규모 전산투자와 광고비 등 장치산업의 속성을 띠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지비용과 인지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대규모 투자에 따른 효과를 볼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국내 증권사의 경우 대형사 2~3개를 제외하고는 여력이 별로 없어 증권사 입지가 위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