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글로벌트레이딩 추진 속도를 늦추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 글로벌트레이딩에 적극적이던 증권사들은 몇 개월 전부터 시장 상황과 수익 창출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새로운 시스템 활용 방법을 모색하는 등 신중하게 자세를 바꾸고 있다.
28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예탁원이 온라인 글로벌트레이딩을 위해 구축하는 결제 네트워크의 브로커 연계 부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증권사가 아직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원은 뱅크오브뉴욕(Bank Of NewYork)을 글로벌트레이딩 HTS 구축을 위한 전용 보관기관으로 선정하고 미국 주식보관기관 및 증권회사를 연결하는 결제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오는 4월 오픈될 예정이다. 뱅크오브뉴욕은 자회사인 BNYC(Bank of NewYork Clearing service)를 통해 브로커리지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뱅크오브뉴욕은 클리어링 커스터디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포함해 6달러라는 저렴한 수수료를 제시했다.
그러나 SK 대신 이트레이드 등 글로벌트레이딩에 적극적이던 증권사들이 BNYC의 브로커리지 연계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BNYC를 통한 서비스는 물론 글로벌트레이딩 사업 자체의 수익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아메리트레이드증권과 글로벌트레이딩을 추진하던 SK증권은 얼마전부터 시장성을 다시 검토하며 새로운 전산시스템 방법론을 찾고 있다.
예탁원 뱅크오프뉴욕과 시스템을 연계해 글로벌트레이딩을 하려면 증권사가 FIX 프로토콜을 연결하고 미국 증권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등 인프라 투자와 컨텐츠 확보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수익 창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SK증권은 미국 증권사에서 직접 애뮬레이터를 받아오는 방법 등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말 골드만삭스와의 제휴를 중단한 대신증권은 예탁원이 뱅크오브뉴욕과의 연계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글로벌트레이딩 사업을 연기한 상태다. 대신증권은 예탁원이 BNYC와 연결하는 HTS 기능과 서비스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BNYC의 브로커리지 시스템과 서비스 내용이 미국내 다른 브로커보다 많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되면 다시 미국내 브로커와의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기본적으로 글로벌트레이딩에 관심은 있지만 더 이상 수업료만 내는 사업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여러가지 방안을 찾고 있다”며 “현재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글로벌트레이딩에 대한 수익성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