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도 이제 글로벌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 KTB네트워크 권성문 사장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강조했던 말이다. 국내 진입장벽이 완전 해소된 마당에 좁은 벤처기업들이 국내에만 안주해서는 생존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것.
이에 따라 KTB네트워크(대표 백기웅)는 내년도에 국내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해외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KTB네트워크는 배인앤컴퍼니의 컨설팅을 받아 향후 10년내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캐피털로 거듭나기 위한 장기 플랜을 수립하고 ‘2002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벤처투자 부문에서 849억원, 구조조정 부문에서 906억원 등 총 1755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내년에는 벤처투자 700억원, CRC 800억원으로 구조조정에 비중을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KTB네트워크는 올해 보다 14.5%가 줄어든 1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전망이다.
이렇게 줄어든 국내 벤처투자와는 달리, KTB네트워크는 글로벌 벤처캐피털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투자에 시동을 건다. 올해 400만달러에 그쳤던 해외 직접투자는 내년에는 1000만달러로 늘리고 투자지역도 기존 미국 일변도의 투자전략에서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권성문 사장이 체류중인 미주지역에서는 700만달러, 일본에서는 2억엔, 중국 이스라엘등지에서는 백만달러를 벤처기업 발굴에 사용한다.
KTB네트워크는 지난 88년 미주사무소를 설립한 이래 그동안 미국시장에서 총 31개업체에 대해 3500만달러를 투자, 이중 나스닥 10개, 뉴욕증시 2개, 주식교환방식 M&A에 의한 상장 6개 등 총 18개업체를 상장시켰으며, 지금까지 1억100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이러한 미국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일본사무소 개소에 이어 올 2월 북경사무소를 열었다. 현재 KTB북경사무소는 배한석 소장과 현지에서 채용한 직원 한 명이 상주해 있다. 현재 KTB네트워크는 해외마케팅 지원을 위해 미·일·중국의 해외법인과 사무소를 투자기업들의 현지 상담기지로 활용토록 개방했으며, 최근 현대종합상사 및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과 제휴,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KTB네트워크는 총 투자금액 중 1300억원을 조합계정에서 충당할 계획으로 있어 명실상부한 펀드중심 운용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B네트워크 벤처펀드팀은 1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와 1000억원 규모의 CRC펀드 결성을 추진키로 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