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각종 제도 변경으로 인한 시세 전송량 급증에 대비, 외부 압축솔루션을 도입하지 않고 자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 대우 LG 현대 등 대형사들이 시세 전송량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내부에서 압축솔루션을 개발하거나 대규모로 회선을 증설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네트워크, 네트워크 장비, 서버, 지점 PC에 이르는 전 구간의 시세 및 거래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최근 자체적으로 데이터 압축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의 테스트까지 완료했으며 그 결과 약 70~80%의 압축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은 이 솔루션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압축하면서 다른 시스템에 부하를 주지 않도록 구현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 네트워크 장비, 회선 등 기반 시스템도 확대 증설했다. 멀티통합망을 구축해 시세 전송량과 거래량 증가, 속도 개선 등 향후 업무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시세를 비롯해 거래량이나 업무 처리량이 증가하고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대세”라며 “이미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도 변경에도 빠르게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역시 자체적으로 압축솔루션을 개발해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증권은 외산 압축솔루션 도입을 거의 확정지었다가 얼마전 통신회선 증설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압축솔루션 테스트 결과 안정성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LG증권은 본지점의 모든 통신회선을 T1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네트워크 장비와 서버 등 인프라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통신회선을 증설하고 인프라 시설을 확충하게 되면 압축 솔루션을 도입했을 때 보다 연간 11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부담되지만 거래의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를 늘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현대증권도 국내 회사의 압축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가 이를 뒤집었다. 현대증권은 통신 기본 설비를 T1으로 셋팅해 시세 전송량과 거래량 증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압축솔루션이 또 하나의 장애 포인트가 되면 오히려 안정성을 해칠 수 있어 비용이 더 들더라도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압축솔루션을 도입하면 연간 약 10억원의 전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이 솔루션이 장애를 일으킬 경우에는 몇백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회선을 T1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유지 보수 비용으로 한달 평균 8000~9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거래의 안정성과 그에 따른 이미지상의 이해득실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자체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하게 된 것”이라며 “제도 변경을 계기로 향후에도 증가하는 거래량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