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기존 IT자원을 EAI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으로 개선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대규모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 없는 신한 하나 서울은행 등에서 구체화되고 있으며 외환 제일 등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은행들도 부분적으로 EAI를 도입할 계획이다.
22일 금융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EAI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은행은 신한 하나 서울 등이다. 이들 은행은 기간 시스템 전체를 새롭게 구축하는 차세대 시스템 대신 EAI를 도입해 기존 IT 자원을 차세대 환경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EAI를 도입해 체계적인 시스템 통합 관리체제를 구현할 방침이다. EAI를 기반으로 웹애플리케이션을 표준화해 다양한 상품 및 업무 개발 요구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요구불 예금 부문을 제외한 모든 단위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웹 기반으로 전환했다.
하나은행 역시 내년에 EAI를 도입해 각종 서버와 호스트에 분산돼 있는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계정계 시스템만 개편하고 차세대 프로젝트가 보류된 상태에서 각 애플리케이션간 데이터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EAI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
서울은행은 교체 시기가 지난 계정계(89년 도입) 정보계(99년 도입) 시스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EAI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IBM 등 관련업체로부터 EAI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서울은행은 공적자금 투입, 매각 등과 같은 소용돌이에 휘말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라 EAI가 전산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최선책으로 선택됐다.
외환, 제일은행은 차세대 시스템을 구현하면서 딜리버리 채널 통합 부문에 EAI를 도입한다
EAI는 70년대 레거시 시스템, 최근에 나온 유명 벤더들의 ERP CRM, 기업이 자체 개발한 솔루션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별없이 통합해 상호 데이터 호환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애플리케이션의 통합을 지원하면서도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을 변형하지 않아도 돼 기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계정계 정보계 전체를 새로 구축하기 보다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활용도를 높이려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EAI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민-주택과 같은 대등 합병이 계속 이뤄질 경우 합병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현에 EAI가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시스템 규모가 비슷한 은행들의 경우 P&A방식의 전산 통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방대한 시스템을 통합 관리해야 하는 툴의 도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미쓰이 스미토모은행(사쿠라+스미토모)은 사쿠라은행과 스미토모은행의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EAI 개념을 적용, 데이터 호환만 가능하도록 했다.
한 SI업체 관계자는 “EAI는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e뱅킹 CRM 등 신규 시스템과의 통합 관리에 효과적이며 규모가 비슷한 은행간 합병시 시스템 통합 관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앞으로도 계속 금융권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금융기관들은 EAI를 도입하기 전에 EAI의 구축 목적과 업무 프로세스, 기능, 절차 등을 정확히 정의해야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