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종합자산관리상품인 랩어카운트의 도입을 앞두고 대형 증권사들이 서울의 강남지역 등 부유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PB센터를 열었으나 상당수가 손익분기점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5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호텔을 방불케 하는 초호화 인테리어로 꾸민 PB센터를 열었으나 적자누적으로 임대료마저 부담키 어렵게 되자 지난 20일 문을 닫았다.
또 대우증권이 지난해 압구정동에 문을 연 PB센터 `시저스 클래스 강남`은 당초 예상과 달리 수탁고가 늘지 못해 2005년에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내부 분석이 나왔다.
대우증권은 PB센터 개점당시 올해안으로 2, 3호점을 개점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1호점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미치자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밖에 지난해 개점한 LG증권과 동원증권, 삼성증권 등의 PB센터들도 적자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9월 여의도와 압구정동에 PB센터를 개설한 한투증권은 후발주자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수탁고가 급증해 개점 1개월만에 830억원을 돌파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투신사의 경험이 축적된 자산관리시스템으로 고객의 특성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모 증권사 마케팅 담당자는 `아직까지 랩어카운트 상품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는 투자풍토가 자리잡지 못했다`며 `대부분 PB센터들은 적자운영으로 어쩔수 없이 증권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증권약정을 유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