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증권사들은 미 테러사건으로 증시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IPO 및 상품·국제영업 등 신규투자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일부 증권사의 경우 최근 증시불안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주식 및 파생상품 부문에서의 영업손실 책임을 해당 부서에 전가하는 등 경직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의 전쟁임박 소식이 전해지고 증시가 더욱 불안한 상태에 놓이면서 증권사들마다 평가손이 예상되는 상품영업 등을 최대한 축소시키고 있다”며 “증시불안으로 연일 지수가 급등락하고 있어 언제 어디서 대규모 손실을 입을 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IPO업무의 경우 증권사들은 코스닥 등록을 준비중인 업체들을 설득해 청약을 연기하거나 공모가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로선 증시침체로 어려운 형편에서 신규등록기업의 시장조성에 뭉칫돈을 들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이 28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증권사 IPO 담당자는 “지금같은 상황에선 주관사뿐만 아니라 해당업체에도 신규등록을 추진해봐야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며 “하지만 해당업체에서는 이 같은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끝까지 청약을 우기고 있어 난처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증권사 금융상품팀 및 M&A팀, 국제영업팀의 경우 9월들어 투자상품에 대한 평가손이 늘어나면서 ‘퇴출바람’까지 불고 있다. 이미 D, S증권의 경우 금융상품 및 기업금융팀의 부서장급을 대상으로 인사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영업손실 책임을 해당부서에 전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번 증시악화와 영업손실은 천재지변에 가까운 미국 테러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 만큼 신규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