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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외환銀-흥국생명 守城 가능할까

김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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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9-12 20:52

“유리한 입지확보…최소 한 곳은 수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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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실패할 경우 금융맹주 위상 타격 심각



최근 금융IT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뭐니뭐니 해도 외환은행과 흥국생명이다. 두 금융기관은 모두다 전체 시스템을 뒤엎는 신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이다. 대형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수백억원대의 투자는 업계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하다.

두 프로젝트에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외환은행과 흥국생명의 기존 시스템이 IBM 메인프레임이라는 것과 여기에 대한 도전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물론 삼성SDS도 동시에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고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또한 해당 금융기관의 입장과는 달리 외부에서는 메인프레임 vs 유닉스 구도로 최종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도 유사하다.

외환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수주전에는 한국IBM 외에 LG-EDS 삼성SDS 등 3社가 참여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주까지 추가 제안설명회 및 이와 관련된 Q&A를 마치고 실무차원에서의 평가작업을 끝냈다. 이번 주에는 최종 업체선정을 위해 결정적인 모임이 될 평가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업체선정 수순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외환은행은 아직까지 완전한 의견도출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평가위원회의 결과도 상당히 유동적일 수 있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IBM이 주사업자로 내정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애초 외환은행은 IBM을 신시스템 파트너로 유력하게 지목하고 있었으며 비교과정을 거쳐 결국 원안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외환은행 차세대시스템 심의과정에서 많은 내부 갈등이 있었다.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차세대 요건에 대한 정의에 이르기까지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금융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IBM 메인프레임을 도입해 과연 차세대 사상을 구현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이다. 이와 함께 IBM에 대한 특혜시비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M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흥국생명도 애초 최종 사업자 일정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이미 제안내용에 대한 실무평가는 끝냈지만 선정위원회 일정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흥국생명은 모그룹인 태광그룹 내부사정으로 인해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흥국생명의 경우에도 메인프레임을 제안한 한국IBM 삼성SDS와 유닉스를 제안한 컴팩코리아가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역시 흥국생명 내부적으로는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험권의 경우 대한생명과 알리안츠제일생명이 이미 유닉스 플랫폼을 채택해 유닉스 선정에 대한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예산규모를 볼 때 현실적으로 메인프레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0억원의 예산을 가지고 유닉스 모델로 완전 재구축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SDS로부터 삼성생명에 적용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는 금호생명도 130억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IBM과 SDS가 제안한 신보험시스템은 이미 적용사례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용과 일정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개발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M은 흥국생명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볼 때 IBM이 최소한 한 곳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M이 이처럼 선전(?)할 수 있는 이유는 금융권의 맹주로써 금융시스템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금융기관에 대한 다양한 정보에도 가장 밝고, 인적 시스템적 자원에 대한 분석도 빠르다. 다른 SI업체와는 달리 IBM 입장에서는 외환은행과 흥국생명 프로젝트 모두를 수주해야만 내외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한 곳만 수주할 경우 무승부 게임에 가깝다. 두 곳 모두를 잃는다면 IBM 금융맹주의 위치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IBM의 부담은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금융권에서 IBM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IBM의 영향력은 막강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반면 IBM 일변도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다양하게 제기되고 시스템 플랫폼 전체를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가 하나 둘씩 진행되면서 영향력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IBM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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