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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문화를 바꾸자 / 上

김춘동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8-29 21:16

전산투자 이제는 共存을 모색할 때

대형화 추세로 중소형 기관 생존위해 불가피

부문별 협력에서 공동전산센터까지 고려해야


‘IT는 돈과의 싸움이다’.

바야흐로 IT경쟁력이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PC의 광범위한 보급과 인터넷의 일반화 및 이로 인한 사이버 거래의 급증으로 금융기관에 의한 대규모 IT투자가 이루어졌다. 주기마다 반복되는 신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개별 금융기관마다 최소 수백억대의 투자를 필요로 하며, 선진 금융기관의 필요충분 조건으로서 백업센터도 그만큼을 요구한다.

이런 의미에서 IT경쟁력은 기술력이 아니라 자본에서 비롯된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국내 금융기관들은 IMF 환란 이후 브레이크 없는 전산투자를 단행해 왔다.

이러한 투자의 배경에는 선진 시스템 구현에 대한 요구와 함께 사이버 거래가 급증했던 영향이 컸다. 위험, 수익관리시스템과 ERP CRM 등 소위 선진관리 기법의 도입에는 그만큼의 출혈이 뒤따라야 했다.

반면 경쟁적이고 무분별한 투자에 따른 중복과잉투자에 대한 비판도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은행에서는 정확한 필요에 대한 검증없이 신시스템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고 증권사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이유로 너나 할 것 없이 원장이관을 통해 독자시스템 갖추기에 분주했다. 경영전략에 따른 전산투자는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경쟁적인 ‘따라하기식’ 투자가 팽배하다는 점이다. 경영진들이 오히려 이러한 현상을 부추겼다. 반면 공동투자 환경은 부재했다.

이로 인해 공동투자가 가능한 영역까지도 배타적으로 각개 전투를 벌여 정작 개별 금융기관이 가장 필요한 곳에는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합병은행과 지주회사 등 초대형 금융기관의 출현은 지금까지 전산투자의 패러다임 자체를 붕괴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대형화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중소형사들의 경우 도저히 동일한 투자패턴을 견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적이 기대되지 않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대형사들은 각종 통합을 통해 이미 일정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전산투자를 단행할 확률이 높다. IT투자 여력은 갈수록 격차가 벌어질 것이고 이로 인한 경쟁력의 차별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따라 향후 중소형사들의 전산부문 공동투자 논의가 더욱 시급한 실정이다. 금융기관의 인식전환도 시급하다. 공동시스템 이용에 대한 자괴감을 버려야 하고 차별화가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접어야 한다.

과거 은행권에서는 꾸준히 공동투자 논의가 진행됐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식이었고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전산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脫공동투자’ 움직임이 아직도 진행중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소형 금융기관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공동전산센터 형태로 귀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도기 단계로서 백업센터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공동시스템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은행 및 증권사들이 토털 아웃소싱 형태의 전산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전산부문의 토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한계도 많다. 독자시스템에 대한 의욕이 강하고 차별화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전산 서비스의 경우 증권사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았다. 서비스 이용료가 비싼 반면 차별화 욕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독자 원장이관 러시도 이같은 불만에 기인하고 있다. 반면 토털 전산서비스의 주체가 독점되지 않을 경우 이러한 폐단은 상당히 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증권전산으로부터 벗어나 공동원장이관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대형 증권사로부터의 파워서비스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전산서비스가 독점되지 않을 경우 서비스 이용주체는 다양한 선택기회를 가질 수 있고 서비스 제공자도 보다 나은 전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이다. 이러한 전산서비스는 증권사 뿐만 아니라 대형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은행권에서도 조만간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산공동투자에 대한 논의는 결코 새롭지 않은 진부한 논의에 가깝다. 반면 국내 금융권에서 제대로 된 공동투자가 이루어진 적은 거의 없다. 최근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백업센터 투자에 합의하기로 했지만 향후에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개별 금융기관의 IT전략도 독자노선을 고집하기 보다는 다양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IT투자는 더욱더 고비용을 요구할 것이며 이에 따라 중소형 금융기관의 생존전략이 변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IT자회사가 하나둘 씩 생겨나고 증권업계에서도 온라인증권사를 중심으로 파워서비스가 일반화 될 경우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환경의 변화는 거시적인 IT전략 부문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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