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이 닷컴펀드 결성이후 무너지는 인터넷기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인터넷 벤처기업에 투자해왔거나 닷컴펀드를 결성했던 삼성벤처투자와 현대기술투자 LG벤처투자 등은 조합운영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들이 투자조합을 통해 투자된 인터넷기업의 청산, M&A등 사후관리에 치중하고 있으나 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닷컴열풍이 불 때 ‘대박 예감’의 각광을 받으며 결성된 조합들이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다. 닷컴기업 수익성의 허상이 검증되면서 투자기업의 존속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결성된 조합의 상당수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조합 출자금액에 비해 조합 순자산가치는 큰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닷컴기업의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된 점을 감안할 때 순자산가치는 더욱 떨어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금까지 인터넷 분야에 집중투자해 온 삼성벤처투자는 2950억원 규모 투자조합중 상당수가 취득가액에 비해 순자산가치는 낮게 평가되고 있다.
이는 삼성벤처투자가 벤처투자업에 뛰어든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투자분에 대한 회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벤처기업발굴 역시 인터넷 서비스분야(20개 업체)와 소프트웨어(21)등의 분야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벤처투자는 2000년말 기준으로 SVIC조합중 1호(취득가액 500억원, 순자산가액 362억원), 2호(300억원, 208억원), 3호(200억원, 107억원),4호(1500억원, 1295억원),5호(300억원, 23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기술투자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공동으로 지난 99년 결성한 100억원 규모 닷컴펀드 역시 최근 부침을 계속하고 있는 인터넷기업들의 수익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술투자의 현대-다음 인터넷펀드 출자액 30억원(취득가액)중 2000년말 기준 27억7000만원의 순자산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LG벤처투자 역시 MIC조합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순자산가(51억원)로 취득가액(50억원)보다 높았으나 인츠닷컴 투자에 따른 부실처리로 상당부분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일부 벤처캐피털들의 99년말 정점을 이루었던 대형포털 사이트에 대한 투자로 조합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某 창투사의 경우 인터넷기업에 대한 투자손실로 CEO가 교체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창투사 한 관계자는 “인터넷기업에 주로 투자했던 상당수의 벤처캐피털들이 조합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닷컴기업의 특성상 업체를 청산시키더라도 잔존가치가 거의 없어 투자원금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업체 사후관리를 통해 수익을 시현시키더라도 보수적인 코스닥 등록심사로 IPO는 정말 ‘하늘에 별따기’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이러한 IPO에 대한 어려움으로 M&A등을 시도하지만 닷컴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시장에서는 관심밖 매물로 치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