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캐피털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겸업화 바람이 거세다. 지난 99년 코미트창업투자의 CRC 첫 등록 이후 대양창투 UTC벤처 등 12개사가 업무를 개시했다. 이는 창투사들의 지분출자사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수익모델 다변화 전략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들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CRC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최근 설립된 CRC는 79개사로 이중 창투사 겸업 CRC는 12개사에 달하고 있다.
창투사들의 겸업화 바람은 벤처투자가 활황일때는 코스닥 등록후 회수만으로 수익을 올리고 벤처기업 발굴이 어려워지고 부실기업이 증가할 때는 CRC업무를 수행해 경기 순환에 관계없이 다양한 수익모델을 갖추기 위한 생존전략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다.
여기에 창투사 지분출자사중 투자원금중 일부를 건질 수 있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향유한다는 계획이다.
코미트창업투자의 첫 CRC등록을 시발로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한국벤처금융이 벤처투자와 기업구조조정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중 산자부에 등록한 창투 겸업 CRC사는 대양창업투자 산은캐피탈 UTC벤처 제일창투 국민기술금융 CDIBMBS벤처캐피탈 IMM파트너스이다.
지난 10일 CRC 겸업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대양창투는 먼저 손실처리된 자회사 구조조정을 위해 관계사인 코아구조조정등과 함께 업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며, UTC벤처도 서대문 골든타워에 둥지를 틀고 구조조정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겸업 CRC 한 관계자는 “벤처투자가 활황일 때는 코스닥 등록후 회수만으로 수익을 올릴수 있으나 벤처기업 발굴이 어려워지고 부실기업이 증가할 때는 CRC업무가 제격”이라며 “최근 창투사들의 CRC 겸업화 바람은 경기 호황 불황에 관계없이 다양한 수익모델을 갖추기 위한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산자부 한 관계자는 “현재 16개 CRC만이 25개 구조조정조합을 결성했고, 이중 순수 CRC 몇 개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겸업CRC가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참여했다”며 “향후 벌처펀드 결성능력 여부에 따라 구조조정 시장도 대형 겸업 CRC와 트랙레코드를 쌓은 일부 순수CRC가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겸업CRC가 구조조정업무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9개 CRC사가 문을 닫았다. 시장에서 퇴출된 CRC는 모두 순수CRC. 자본력에서 열세인 순수 CRC들이 계속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퇴출사는 인큐기업(등록취소사유; 유사수신행위), 시앤케이어(자진철회), ENI캐피탈(주금납입가장행위), 다주기술투자(사위에 의한 등록), 화이스트(자진철회), 하나기술투자(결산서미제출), 보스톤트러스트(결산서미제출), 광개토대(결산서미제출), 한국의료구조조정전문(자진철회) 9개 CRC가 퇴출됐다. 반면 겸업CRC는 벌처펀드 조성을 활발히 하며 구조조정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